'尹 관저이전' 김대기 첫 재판…재판부 "관저 관리주체가 핵심 쟁점"

종합특검 1호 기소 사건…"행안부냐 대통령비서실이냐"
보석 신청 김대기 "尹정부 이미 몰락, 증거인멸 우려 없어"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 관저 이전 과정에서 예산을 불법 전용한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를 받는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5.22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장시온 기자 = '대통령 관저 이전 특혜' 관련 혐의로 기소된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에 대한 첫 재판이 2일 열렸다.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의 첫 기소 사건이다.

재판부는 관저 이전 공사 예산의 관리주체가 누구였는지와 이에 따른 행정안전부 예산 전용의 위법성 등을 핵심 쟁점으로 정리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이정엽)는 이날 오전 10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실장, 이 전 장관, 윤재순 전 대통령 총무비서관, 김오진 전 대통령 관리비서관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특검팀과 피고인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것이다.

특검팀은 김 전 실장이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초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당시 김건희 여사와 친분이 있는 21그램에 예산을 초과한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20억 9000만 원 상당의 행안부 예산을 불법 전용하도록 압박했다고 보고 지난달 김 전 실장을 기소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이날 첫 재판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관저 공사의 관리 주체가 누구였는지'를 꼽았다.

재판부는 "관리 주체가 행안부냐 대통령비서실이냐에 따라 해당 예산이 전용인지 이용인지가 판단될 수 있다"며 "이 부분이 핵심 쟁점"이라고 했다.

김 전 실장 측은 관리 주체가 행안부였기 때문에 행안부 예산을 사용한 것은 적법하다는 입장이고, 특검은 관리 주체가 대통령비서실이었으므로 행안부 예산 사용은 위법했다는 입장으로 양측이 엇갈리고 있다.

즉 관리주체가 누구였느냐에 따라 어느 부처 예산을 사용해야 하는지가 규정되고, 이에 따른 적법성 판단과 직권남용 유무죄 판단이 가능하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또 직권남용 혐의와 관련해 공소장에 누가 어떤 직권을 행사한 것인지, 남용의 상대방은 누구였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필요가 있다고 특검 측에 말했다.

한편 특검은 이날 피고인을 포함해 총 24명의 증인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15일 오전 10시 30분에 공판준비기일을 한 번 더 연 뒤 같은 달 22일 오후 2시에 첫 공판기일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공판준비기일 후에는 김 전 실장에 대한 보석 심문이 연달아 열렸다. 김 전 실장은 지난달 29일 보석을 신청했다.

법정에 출석한 김 전 실장은 "칠십 평생 살면서 많은 사건을 봐왔지만 이 사건이 인신구속까지 가야 할 것인지 모르겠다"며 "특검은 저의 지위를 들어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제 몰락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직권남용죄의 법정형이 장기 10년 이상이 아니므로 보석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36년간 공직생활을 한 피고인의 도주 우려가 없고, 대부분 증거가 확보됐으므로 인멸할 증거도 없다"고 했다.

특검 측은 "피고인 측이 모든 증인에 대한 진술을 부동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의 지위와 영향력이 고려되어 앞서 구속 영장도 발부된 것"이라고 맞섰다.

zionwk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