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흉기 소지만으로 폭처법상 우범자로 처벌 못 한다"

1·2심 징역 1년 →대법 "다시 판단"
"공소사실에 흉기 사용 의도 기재 없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전경. ⓒ 뉴스1

(서울=뉴스1) 문혜원 기자 = 흉기를 소지했다는 사실만으로는 폭력행위처벌법상 우범자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14일 폭력행위 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폭행, 재물손괴, 주거침입, 폭력행위 처벌법상 우범자 혐의로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특히 2024년 7월 4일 오전 이웃 주민 B 씨에게 폭행당한 이후 한 마트 정육점에 있는 식칼을 들고 그 인근을 돌아다녔다는 이유로 폭력행위 처벌법 위반죄가 유죄로 인정됐다.

1심은 "피고인은 정당한 이유 없이 폭력 범죄에 공용(供用)될 우려가 있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심 재판부도 지난 2월 A 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면서 1심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폭력행위 처벌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공소사실에는 피고인이 폭력행위 처벌법 중 어떠한 범죄에 사용할 의도로 식칼을 휴대했는지에 대해 아무런 기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당시 식칼을 소지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으로 폭력행위 처벌법 중 어떠한 범죄에 사용할 의도로 식칼을 소지했는지에 관해서는 별다른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아울러 "B 씨로부터 폭행을 당해 상해를 입은 다음 식칼을 가지고 와 이를 소지하게 됐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 폭력행위 처벌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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