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 20년 넘게 침범한 옆집…대법 "알면서도 지었다면 임차료 내야"
106㎡ 중 94㎡ 넘어온 건물…"20년 이상 점유" 소유권 주장
대법 "침범 면적 너무 넓어, 시공 착오 넘어선 수준" 원심파기
- 김종훈 기자
(서울=뉴스1) 김종훈 기자 = 20년 넘게 부동산을 점유하면 소유권을 갖는다는 민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땅과 인접한 다른 사람의 토지를 침범해 집을 짓고 이 사실을 처음부터 알았다면 무단 점유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달 8일 땅 주인 A 씨가 인근 토지 소유주 B 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청구를 기각한 원심에 "법리 오해가 있었다"며 파기하고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의 아버지는 1966년 파주시의 한 토지 106㎡를 취득했는데, 2010년 유산 상속 과정에서 옆 땅을 가진 B 씨의 건물이 토지를 침범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아버지의 토지 일부를 상속받은 원고는 지난 2023년 점유한 기간만큼의 임차료에 해당하는 2954만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피고는 1993년부터 20년 넘게 토지를 점유했고, 따라서 원고가 토지 소유권을 넘길 의무가 있다며 되레 소유권이전 등기의 소를 제기했다.
민법 245조에 따르면 2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 공연하게 부동산을 점유하는 자는 등기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한다.
1·2심은 "B 씨가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했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하며, 원고가 가진 7분의 1 지분에 대해 소유권이전등기 절차를 이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대법원은 침범 범위가 너무 넓어 그 면적에 비춰 남의 땅인 걸 알면서도 건물을 지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원심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침범 면적이 통상 있을 수 있는 시공상의 착오 정도를 넘어 상당한 정도에 이른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로서는 건축 과정에서 부지의 위치와 면적 등을 확인하여 건물이 타인 소유의 토지를 침범해 건축되었음을 알았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B 씨 건물은 A 씨 토지 106㎡ 중 94㎡를 침범했는데, 일반적으로 자신 소유의 토지에 건물을 짓는 사람은 땅의 위치와 면적을 미리 확인해 건축하기 때문에 이를 모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취지다.
설령 특별한 사정이 있어 건축 당시 이를 몰랐다고 하더라도 1999년 8월 경매로 인해 B 씨가 원래 가진 토지 소유권을 상실한 시점에서 침범 사실을 알게 됐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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