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없이 크래커 3봉·삶은 계란 '식고문'…20대 선임병 벌금형

"왕으로 군림"…복싱글러브 폭행·수첩 찢은 혐의도 유죄
재판부 "군내 폭력 근절·건전한 병영문화 조성 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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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선임병 지위를 이용해 후임병들에게 물도 없이 과자 여러 봉지와 삶은 계란 등을 강제로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한 2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김회근 판사는 지난 17일 위력행사가혹행위, 폭행, 재물손괴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21)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A 씨는 군 복무 중이던 지난해 6~7월 생활관에서 후임병들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 씨는 후임병 B 씨(23)와 C 씨(20)에게 침대 앞에 서 있으라고 지시한 뒤 아무런 이유 없이 복싱글러브를 낀 채 복부를 한 차례씩 때렸다.

또 후임병 D 씨(20)에게는 물 없이 먹으면 목이 메기 쉬운 크래커 두 봉지를 먹도록 한 뒤, 입에 크래커가 가득 차자 다시 크래커 한 봉지를 억지로 밀어 넣고 삶은 계란 1개까지 먹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다른 후임병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크래커 세 봉지와 삶은 계란을 물 없이 먹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A 씨는 '침대를 발로 차고 생활관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등 자신의 행동이 적힌 후임병의 수첩을 발견한 뒤, 해당 내용이 적힌 종이 1장을 찢어 재물을 손괴한 혐의도 받는다.

피해자들은 수사 과정에서 "왕으로 군림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먹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아서 싫다고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 측은 "가위바위보 게임 과정에서 이뤄진 행위일 뿐 위력을 행사한 가혹행위가 아니며 피해자들의 승낙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평소 A 씨의 욕설과 폭언, 사적 심부름 지시 등으로 상당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물도 없이 크래커와 삶은 계란을 먹게 한 행위는 가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는 군대 내 선임병 지위를 이용해 후임병들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하는 한편 재물까지 손괴했다"며 "이는 군내 폭력행위 근절과 건전한 병영문화 조성 노력에 역행하는 범행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A 씨가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는 점, 범행이 일회성에 그친 점,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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