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유기' 조태용 2심 시작…"비상계엄 은폐" vs "형 무거워"
특검 "국정원장이 내란 동조"…징역 7년 선고 요청
조 측 "위증 아냐…답변서 하나로 국정조사 마비 안 돼"
-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12·3 비상계엄 선포 전 계엄 문건을 미리 받은 적이 없다고 국회와 헌법재판소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의 항소심이 시작됐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25일 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원장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조 전 원장이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보고한 주요 정치인 체포 지시를 풍문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이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독대 보고에 대한 진술은 밝혀질수록 홍 전 차장에게는 불리한 내용"이라며 "홍 전 차장은 처벌 가능성을 감수하며 불리한 증언과 진술을 해 거짓으로 볼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국정원장으로서 내란에 동조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며 "비상계엄 선포 전 대통령의 호출을 받아 지시사항을 받고도 전혀 만류하지 않았고, 실패로 돌아가자 은폐하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전 원장에게 직무유기, 국가정보원법상 정치관여, 증거인멸 혐의 등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혐의 전부에 대해 유죄 및 징역 7년을 선고해달라고 했다.
조 전 원장 측은 1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허위공문서작성 및 동행사, 위증 등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조 전 원장 측 변호인은 "위증은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고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증언의 맥락과 기억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며 조 전 원장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답변서 하나로 국정조사의 기능이 마비되기 어렵다"며 "1심은 전체 공소사실의 중량감을 양형에 끌어들여 과도하게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고 말했다.
조 전 원장은 이날 발언 기회를 얻어 "정치인 체포 지시를 홍 전 차장으로부터 보고받은 것에 대해 제 기억에 따라 일관되게 보고받지 않았다고 진술했다"며 "비상계엄 상황 속에서 동조하는 행동이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오는 7월 7일 다음 공판기일을 연다.
조 전 원장은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 등으로 기소됐다. 국정원장은 국가 안전 보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대통령과 국회 정보위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비상계엄 선포 당시 홍 전 차장의 행적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국민의힘 측에만 선별 제공했다는 의혹(국정원법상 정치관여금지규정 위반)도 있다.
조 전 원장은 비상계엄 당일 대통령실을 나서며 문건을 들고 있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됐는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과 국회 국정조사에 나와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관련 지시나 문건을 받은 바 없다"고 위증한 혐의도 적용됐다.
조 전 원장은 계엄 이후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보안 처리된 휴대전화) 정보 삭제에 관여한 혐의(증거인멸)도 받는다.
조 전 원장은 지난달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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