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신천지 이만희도…한학자 이어 초고령 종교수장 잇단 구속

"고령 피의자 구속은 드물어"…구속 적부심·집행정지 신청 가능성
정당법 위반·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재판부 "증거인멸 우려 있어"

20대 대선과 22대 총선 전후로 신도 5만 명 이상을 국민의힘에 집단 입당시키도록 지시한 의혹을 받는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당법 위반·업무방해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6.24 ⓒ 뉴스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송송이 기자 = 이만희(95)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신도들에게 국민의힘 집단 입당을 강요한 혐의로 구속됐다. 지난해 82세의 나이로 구속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 이어 고령인 두 종교단체 수장의 구속이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고령 피의자에 대해서는 구속 등 물리적 형사처벌을 신중하게 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법원이 이들의 교단 내 영향력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감안해 내린 결과일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진만 서울중앙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전날(24일) 이 총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약 3시간 동안 진행한 뒤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총회장은 제20대 대선과 제22대 총선을 전후로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집단 가입시킨 혐의(정당법 위반·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본은 이 총회장이 20대 대선 과정에서 당시 국민의힘 경선에 출마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신도들을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켰다고 보고 있다.

합수본이 옛 신천지 '이인자' 고동안 전 신천지 총회 총무 등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따르면, 신천지는 2021년 7~9월 신도 6482명을, 20대 대선 직전이었던 2022년 1월엔 신도 2873명을 각각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켰다.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을 앞뒀던 2022년 12월~2023년 1월에는 신도 3만5073명을, 22대 총선 국면이었던 2023년 9월~2024년 1월에는 이른바 '필라테스 작전'을 실행해 신도 1만2044명을 국민의힘에 가입하게 했다는 게 합수본의 판단이다.

신천지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 총회장은 주거가 일정하며 수사 기관의 모든 조사 과정에 성실히 협조해 왔다"며 "이미 거듭된 압수수색 등으로 관련 자료가 확보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고, 만 95세의 초고령으로 도주 우려 역시 전무하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이 총회장의 구속을 놓고 법원이 피의자 나이보단 범죄 혐의에 중점을 두고 판단했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85세 이상 고령의 피의자는 실제적 처벌을 안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럼에도 재판부는 이 총회장이 여전히 신천지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서 조직적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증거는 국민의힘에 집단 입당한 신도들의 명단"이라며 "입당 명단이라는 객관적 사실관계는 이미 확보가 됐을 것인데,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본 것은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해 9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대기 장소인 서울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9.22 ⓒ 뉴스1 이광호 기자

이어 "과거와 다르게 최근에는 피의자들을 무조건 구속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서 도주 우려와 증거인멸 우려를 엄격하게 따진다"며 "증거 인멸 우려가 인정되려면 휴대전화 포맷 등의 행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행위는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판결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보인다"고 했다.

이 총회장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95세의 초고령에 구속된 경우이기도 하다. 현재 구속 수감자 중에는 96세가 최고령자인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이 총회장 측은 건강상 문제 등을 이유로 구속적부심사나 구속집행정지 신청 등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총회장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때인 지난 2020년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정부의 방역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됐는데, 당시에도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보석 허가를 받아 석방된 바 있다.

이 총회장은 전날 영장실질심사 출석 길에 지팡이를 짚고 부축을 받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신천지 측도 "현재 이 총회장은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상시적인 의료 지원과 관리가 필요한 상태"라며 "구치소 수감으로 인해 급격한 건강 악화나 의학적 위기가 발생하지 않을지 염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에 의해 구속영장이 발부된 통일교의 한 총재도 나이와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여러 차례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해 받아냈다.

한 총재는 통일교 간부들과 공모해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정치자금 1억 원을 현금으로 전달하고 같은 해 3~4월 통일교 단체 자금 1억4400만 원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한 총재는 낙상 사고 치료와 안과 진료 등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3월에는 어깨 치료를 위해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한 총재의 구속집행정지 상태는 오는 30일까지 유지된다.

한편 합수본은 지난 17일 고 전 신천지 총회 총무 등 신천지 전직 간부 3명을 구속했다.

합수본은 이 총회장과 고 전 총무 등을 내달 초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공범 관계에 있는 만큼 함께 기소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 총회장이 교단 내에서 갖는 영향력을 이유로 별도로 기소될 가능성도 있다.

mark83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