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통일교 수사 무마 의혹' 윤희근 첫 소환…"조사 어이없어"

한학자 600억원대 미국 원정 도박 첩보…특검, 수사무마 경위 추궁
尹 "퇴임 때까지 통일교의 '통'자도 못들어"…혐의 전면 부인

통일교 수사 무마 의혹을 받는 윤희근 전 경찰청장이 23일 오전 경기 과천 2차 종합특검 사무실로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과천=뉴스1) 송송이 기자 이동건 수습기자 =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에 대한 경찰의 수사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이 윤희근 전 경찰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처음 소환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기 과천시 특검 사무실에서 윤 전 청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윤 전 청장은 이날 오전 9시 57분쯤 경기 과천시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해 취재진과 만나 "퇴임 때까지 통일교의 '통' 자도 들은 적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윤 전 청장은 한학자 총재 등 통일교 수뇌부가 지난 2008~2012년 재단 자금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등에서 600억 원대의 원정 도박을 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도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전 청장은 "오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 것이 아주 어이없다""며 "피의사실로 소환된 내용 자체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2024년 8월 퇴임할 때까지 관련 내용을 알거나 한마디라도 들어본 바조차 없다"고 밝혔다.

그는 "특검이 의도나 예단을 가지고 수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다만 일련의 과정으로 제 개인이나 경찰 조직 명예가 심대하게 훼손됐다고 생각하고, 만약 사실이 아니면 특검이 최소한의 사과라도 할 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춘천경찰서는 지난 2022년 5~7월 통일교 내부자로부터 한 총재의 원정 도박 관련 제보를 받고 이를 최고 등급 분류인 '별보' 등급의 첩보로 분류했다.

하지만 경찰청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사건을 '보관' 처리한 뒤 정식 배당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 윤 전 청장이 개입했는지 묻는 취재진의 말에는 "사안이 이뤄진 시기가 제가 그런 (지시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면서 "경찰청장이 되기 한참 전 일어난 일이고, 경찰청장이 됐다 하더라도 청장은 첩보 관련 일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특검팀은 또 해당 첩보가 경찰에서 유출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흘러 들어간 경위도 추적하고 있다.

권 의원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게 압수수색이 있을 수 있다는 정보를 전달했고 이 사실은 한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에게까지 흘러 들어갔다.

통일교 측은 사전에 관련 자료를 없애는 등 압수수색 대비에 나섰다.

윤 전 청장은 '권 의원에게 첩보를 유출했는지'를 묻는 말에는 "어이없고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4월 경찰청과 강원경찰청, 춘천경찰서를 압수수색하고, 지난달 28일에는 윤 전 청장과 김도형 전 강원경찰청장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청장의 PC와 휴대전화도 확보했다.

mark83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