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폐지 D-100에도 형소법 개정안 '함흥차사'…'국민 피해' 우려 증폭
중수청·공소청 출범 D-104일…형소법 개정안 윤곽은 '안갯속'
당청갈등 속 짙어지는 '개청 지연' 먹구름…"국민 피해만 커져"
- 최동현 기자,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이기림 기자
"연내 개청(開廳)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 아닌가."
난항에 빠진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지켜보던 한 검사의 말이다. 10월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출범이 불과 10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검찰개혁 설계도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윤곽조차 드러내지 않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선 중수청·공소청의 개청 시점마저 늦춰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2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제22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더불어민주당에 형사소송법 개정안 초안을 보고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개정안 초안은 2~3개 버전의 복수안으로 만들어지며, 검찰개혁추진단은 막바지 법리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안은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기는 개정안(1안) △보완수사요구권을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보완수사권 부여하는 개정안(2안)이 유력하다. 공소청 검사가 기소 전 송치 사건의 사실관계를 조사할 수 있는 '보완조사권'을 신설하는 방안도 여전히 물밑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시간 싸움이다. 당초 추진단은 6·3 지방선거 직후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5월 말까지 민주당에 초안을 보고할 계획이었지만, 내부 법리 검토와 정치권 변수가 겹치면서 6월 초순→중순으로 차일피일 늦춰졌다. 원 구성 협상마저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놓고 여야가 대립하면서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정안 초안은 당정협의를 거쳐 정부안을 마련한 뒤 법사위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절차를 밟는데, 그 첫발부터 꼬인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8월17일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본격적인 당정협의가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분위기다.
정부안 협의 과정도 롤러코스터를 탈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19일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너무나 당연하다"며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는데,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 날 "악용될 여지가 없는 경우까지 (보완수사권을) 다 봉쇄해 놓으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히면서 미묘한 시각차가 감지됐다.
여권 관계자는 "개정안 초안에 민주당안(보완수사권 폐지)과 대통령안(예외적 보완수사 허용)이 모두 들어간 건 고래에 끼인 신세인 추진단의 복잡한 고충이 담긴 것 같다"라며 "민주당 전당대회 결과에 따라 (정부안의) 내용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지 않겠나"고 했다.
법조계에선 '사법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 논의가 늦어질수록 중수청·공소청 개청 준비도 연쇄적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자칫 검찰 기능 축소와 대체 기관 출범 사이에 공백이 발생해 형사사법체계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중수청·공소청 양대 개청준비단은 지난달 각각 출범했지만 직제·예산·인력 등 가시적인 조직 재편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양측 모두 법령과 연관성이 적은 인프라 작업부터 대응하는 실정인데,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최근에야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구축 사업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빨리 확정돼야 조직 개편도 속도를 낼 수 있다"며 "청사 입지, 인력 배분, 채용 방법 등도 모호한데 (10월) 출범이 가능하겠나. 결국 국민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쓴소리를 냈다. 다른 검사는 "법무부, 검찰 수뇌부도 10월 개청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도 지난 12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법정 출범일보다 6개월 늦어진 사례를 언급하면서 "(중수청은) 공수처보다 (인력이) 10배 이상 큰 조직인데 몇 달 안에 될지 모르겠다"고 우려를 내비친 바 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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