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근로자와 언쟁하다 뇌출혈 사망…법원 "업무상 재해 인정"
10분 간 언쟁하다 뇌출혈로 쓰러져…"업무상 인과관계 인정"
- 유수연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동료 근로자와 언쟁 중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사망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진현섭)는 A 씨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 취소 소송에서 최근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공장장으로 일하며 생산 업무를 총괄한 A 씨는 근로자 B 씨에게 "작업지시서를 가져가라고 했는데 왜 가져가지 않느냐"며 화를 냈다.
B 씨가 A 씨의 업무 처리 방식에 불만을 표하며 언쟁이 시작됐고, 휴게실에서 약 10분간 언쟁하다 A 씨가 피곤하다며 옆으로 누웠다. B 씨는 A 씨가 눕는 것을 보고 휴게실을 나왔다.
약 30분 뒤 다른 동료 근로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A 씨를 발견했다. A 씨는 뇌내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다 약 한 달 뒤 사망했다.
A 씨의 배우자는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며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청구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언쟁이 뇌출혈을 유발할 정도의 급성 스트레스 요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부지급 처분했다.
A 씨의 배우자는 해당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 씨가 발병 직전 동료 근로자와 심한 언쟁을 하고 갈등 상황을 겪었던 것이 신체적 요인과 복합적으로 작용해 뇌출혈을 유발했다고 추단할 수 있다"며 A 씨의 배우자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 씨는 동료 근로자와의 업무상 다툼이라는 업무와 관련된 돌발적이고 예측 곤란한 상황에 갑작스럽게 노출됐고, 뇌출혈 발병·악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기저질환이 일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돌발적인 업무 환경의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망에 이르게 됐다면 업무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것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했다.
shush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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