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화폰 삭제' 박종준 前경호처장 1심 무죄…"증거인멸 의도 없어"

"尹 지시 거부한 사정 등 고려하면 증거인멸 의도 없어"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7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12·3 비상계엄 이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의 비화폰 계정을 삭제한 혐의를 받는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21일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박 전 처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대통령경호처의 비화폰 계정 삭제 조치가 보안 조치로서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증거를 인멸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정원은 홍 전 차장의 비화폰에 대해서 전자정보 비밀번호 변경 조치를 해 대통령경호처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의문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대통령경호처는 국정원에 비해 기술적 이해가 떨어져 사용자 계정 삭제 조치를 실시한 것이 보안 조치 가운데서는 효과적"이라고 봤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7일 외부 가입자의 전자정보를 삭제할 것을 지시했지만, 박 전 처장이 이틀 후에 자동 삭제된다며 지시를 거부한 점, 윤 전 대통령이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과 알아서 하겠다며 박 전 처장을 배제한 점 등을 고려하면 공소사실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전 처장은 2024년 12월 6일 윤 전 대통령, 홍 전 차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등의 비화폰 통화 내역을 원격으로 삭제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팀에 따르면 박 전 처장은 당시 조태용 전 국정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홍 전 차장의 비화폰 화면이 국회를 통해 공개된 것을 문제 삼으며 "홍장원이 해임됐다는 말도 있던데 비화폰 회수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당시 홍 전 차장은 국정원에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로, 면직 처리가 완료되는 대로 국정원 보안담당처에 비화폰을 반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 전 원장은 박 전 처장에게 "홍 전 처장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연락 두절이라 비화폰 회수가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고, 이에 박 전 처장은 비화폰을 원격 로그아웃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기록 등 전자정보도 함께 삭제된 것으로 조사됐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