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수사무마 의혹' 엄희준 검사 "짜맞추기식 기소"…혐의 부인

담당 검사 문지석·주임 검사 신가현 증인신문 예정

쿠팡 퇴직금 사건 관련 수사를 무마한 혐의로 기소된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왼쪽)와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가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6.5.20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쿠팡 퇴직금 사건 관련 수사를 무마한 혐의로 기소된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첫 재판에서 "짜맞추기식 기소"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한대균)는 20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엄 검사와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의 첫 공판을 열었다.

엄 검사 측은 "특검팀은 수사 시작 전 엄 검사를 기소하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증거 조작을 서슴지 않고 짜맞추기식으로 기소했다"며 "위법한 수사로 진실을 왜곡하고 공소 제기 권한을 남용한 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무혐의 결정은 증거와 법리에 따른 것으로 통상적인 정상 절차"라며 "특검팀은 이런 사정을 무시하고 무혐의 지시를 한 것처럼 전제 사실을 기재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김 검사 측 역시 "이 사건의 전제가 된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은 확립된 법리를 거쳐 정당하게 처분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양측에 사실관계 관련 의견을 보완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문제가 된 대검찰청 보고의 근거와 절차와 관련된 판례 등 참고할 만한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했다.

또 문지석 검사(현 수원고검 검사)와 사건 당시 주임 검사였던 신가현 검사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겠다고 밝혔다.

엄 검사(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 지청장)와 김 검사(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 차장검사)는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담당 검사였던 문 검사에게 무혐의 처분하도록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지난 2월 재판에 넘겨졌다.

쿠팡 퇴직금 미지급 의혹은 쿠팡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2023년 5월 일용직 근로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 규칙을 변경해 퇴직금을 미지급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인천지검 부천지청은 결국 불기소 처분했는데, 그 과정에서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졌다.

엄 검사는 지난해 9월 22일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와 10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쿠팡 사건 무혐의 처분을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허위 내용을 증언한 혐의(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있다.

상설특검팀(특별검사 안권섭) 공소장에 따르면 엄 검사는 '압수수색 검증영장 집행 결과와 취업 규칙 효력 판단 부분이 누락됐다'는 문 검사의 반대에도 "괜한 분란 소지 우려가 있고, 취업 규칙 무효 여부를 우리가 판단할 필요는 없다"며 김 검사에게 대검찰청에 보고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팀은 당시 수사 지휘부였던 두 사람이 공모해 쿠팡 퇴직금 사건 불기소 처리에 반대한 문 검사를 배제하고 대검에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 처리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이들은 지난 3월 개인 정보가 기재된 공소장 사본을 동의 없이 무단으로 공개했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안 특검 등을 고소했다.

또 엄 검사는 지난 12일 안 특검과 김기욱·권도형 특검보, 파견검사 3명을 공무상 비밀누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고소했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