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청탁' 윤영호 2심 징역 1년6개월…"한학자 정점으로 범행"(종합)

샤넬 가방 2개 중 1개 청탁금지법 무죄 유지…업무상 횡령은 인정
"성실하게 수사 협조" 필요적 감면 적용…증거인멸 공소기각 유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2025.7.30 ⓒ 뉴스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한수현 기자 =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현안을 청탁할 목적으로 김건희 여사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금품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2심은 샤넬 가방 2개 중 김 여사가 대통령 당선인 배우자 신분으로 받은 1개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 무죄를 유지하면서도, 통일교의 자금을 사용해 마련했다면 윤 전 본부장에게 업무상 횡령죄는 성립할 수 있다고 봤다.

서울고법 형사6-1부(고법판사 김종우 박정제 민달기)는 27일 정치자금법 위반,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는 윤 전 본부장에게 총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8개월을, 청탁금지법 및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선 징역 6개월을 선고해 총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했다.

당선인 신분일 때 건넨 샤넬 가방, 청탁금지법 무죄·업무상 횡령 유죄

재판부는 샤넬 가방 1개에 대해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구입 당시 통일교의 자금을 사용했다면 업무상 횡령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통령 취임 전후를 불문하고 대통령 당선인이나 대통령에게 청탁하기 위해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종교단체의 자금을 사용하는 행위는 불법성이나 비난 가능성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며 "상대방이 아직 공직자의 배우자가 아니라는 시기적 우연성에 따라 청탁금지법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업무상 횡령죄의 성부가 달라지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 자체로 청탁금지법 위반이 성립하지 않고 알선증재죄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어 형사상 범죄를 구성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전체 법질서의 관점에서 피고인의 행위를 용납할 수는 없다"며 "종교단체인 통일교의 자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는 피고인 역시 법질서를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통일교 압박에도 수사 협조"…윤영호 측 필요적 감면 주장 받아들여

재판부는 수사 조력자에 대한 필요적 감면을 규정한 김건희 특검법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는 윤 전 본부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객관적인 증거와 사실에 부합하는 진술을 하면서 수사에 협조했다"며 "수사기관에서 진술이 단초가 돼 전성배, 김건희, 권성동, 한학자 등의 관련 혐의가 드러난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한학자 총재를 정점으로 한 통일교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교세 확장의 중요한 기회로 보고 우호적인 대선 후보를 지원하고, 해당 후보가 당선돼 새로운 정권이 출범하면 통일교의 정책과 프로젝트에 대해 국가적 지원을 받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 수행을 보장하는 청탁금지법의 입법 목적을 훼손하고, 정교분리 등 헌법 가치를 훼손했다"며 "통일교 요청 사항이 실현됐는지와 무관하게 범행 자체만으로 국가 정책의 공정한 집행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기대가 심각하게 침해돼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통일교 측의 유·무형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아는 범위 내에서 사실에 부합되게 진술하는 등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했다"며 "이 사건 범행은 통일교의 교세(敎勢)나 정치적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1심과 마찬가지로 통일교 임원들의 미국 원정 도박에 관한 경찰 수사 정보를 입수한 뒤 관련 회계 프로그램 자료 등을 삭제·조작한 혐의(증거인멸)는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면서 공소를 기각했다.

윤 전 본부장은 전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2022년 4~6월 2000만 원 상당의 샤넬 백 2개와 2022년 6~8월 6000만 원대 영국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 등을 전달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는다.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지난 2022년 1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지시를 받아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청탁 명목으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1억 원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도 있다.

이 금품을 마련하기 위해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도 적용됐다.

앞서 1심은 권 의원에게 1억 원을 건넨 혐의에 대해 징역 8개월, 김 여사에게 통일교 현안을 청탁하면서 샤넬 백 등을 건넨 혐의와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6개월을 선고했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