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검찰청, 로스쿨·공무원 시험도 바뀌나…유탄 맞은 수험생 혼란
검찰청 폐지 5개월 남았는데…로스쿨·검찰직 교과·변화는 '깜깜이'
법무부 "형사소송법 개정 후 검토할 듯"…노량진 학원가도 '끙끙'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뜻밖의 유탄을 맞은 곳이 우리들입니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법이 국회 문턱을 넘은 직후, 검찰직 공무원 수험생들을 상대로 설명회를 연 강사의 첫 마디다. 형사법 전문 변호사이자 박문각 공무원 학원에서 형법을 강의하는 박지용 변호사(변호사시험 4회)는 "(시험을) 어떻게 대비하고, 분석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10월 중수청·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미래 법조인·공무원을 꿈꾸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과 노량진 수험생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검찰청 폐지로 형사사법 절차·주체가 달라지면서 교과서 내용과 수험 범위도 대대적 변화가 불가피해졌지만 새 체제를 5개월 앞둔 현재까지도 구체적 내용은 '깜깜이'여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3일 제15회 변호사시험 합격자 1714명(총점 889.11점 이상)을 발표했다. 초시 합격률은 70.04%, 입학 정원(2000명) 대비 합격률은 85.70%이다. 응시인원 대비 합격률은 50.95%, 졸업 후 5년·5회 응시 기회를 모두 사용한 응시자 누적 합격률은 88.43%였다.
문제는 '다음 시험'부터다. 제15회 변호사시험은 기존 형사사법체계에서 치러진 마지막 시험이다. 오는 10월 중수청·공소청이 출범하면 검사의 수사권이 크게 제약되고 범죄 수사의 주체와 절차도 달라질 전망이라 형사소송법 교과서가 대폭 개정될 수밖에 없다.
수도권 소재의 한 로스쿨 교수는 "중수청·공소청이 출범하더라도 한국 사법체계의 근간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서 과목 자체가 빠지거나 추가되는 변화까진 없을 것"이라면서도 "형사소송법이 대폭 개정되는 건 가르치는 교수로서나,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으로서나 큰 부담"이라고 했다.
검사 임용의 필수과목인 '검찰실무'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로스쿨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실무 성적은 검사 선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목인데, 검사의 직무와 권한이 달라지면 (과목 내용도) 크게 달라지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창현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이참에 로스쿨 3년 과정에서 검찰실무나 재판실무는 빼면 어떻겠나"라고도 제안했다.
변호사시험 주무 부처인 법무부도 고민이 큰 분위기다. 법무부 관계자는 "로스쿨 교과서 개정이 당연히 이뤄지겠지만 문제는 시점"이라며 "아직 형사소송법 개정도 되지 않은 상태라서 내부 검토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규 검사·검찰 수사관 등의 실무 교육을 담당하는 법무연수원 관계자도 "교육 계획이 어떻게 바뀔지 정해진 것이 없다"고 전했다.
검찰직 공무원을 준비했던 수험생은 '발 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당장 검찰청이 폐지될 운명이라 진로를 바꿔야 할 판인데, 중수청(6대 중대범죄 수사)과 공소청(기소·공소유지)의 업무가 다른 탓에 어디에 무게를 두고 시험 준비를 해야 할지 막막해졌다. 대략적인 채용 인원이 나온 중수청(3000명)과 달리, 공소청은 채용 규모조차 모호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노량진 학원가마저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넥스트공무원 학원에서 형법·형소법을 강의하는 백광훈 강사는 지난 1일 '중수청·공소청 신설과 공무원 채용 변화' 설명회에서 "형법과 형소법 시험 과목은 유지되겠지만 공소청과 중수청에 따라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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