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무마 의혹' 인플루언서 남편 구속…연루 경찰은 면해

뇌물 공여 혐의 인플루언서 남편에 "증거인멸 우려"
수수 혐의 경찰, 영장 기각…"뇌물인지 다툼 있어"

인플루언서인 아내의 사기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 향응·청탁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재력가 이 모씨(왼쪽)와 이를 대가로 사건을 무마해 준 혐의를 받는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송 모 경감이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4.22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신윤하 윤주영 기자 = 인플루언서인 아내의 사기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 향응·청탁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재력가가 22일 구속됐다. 사건을 무마해 준 혐의를 받는 경찰관은 구속을 면했다.

서울남부지법 황중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반 및 뇌물 공여 혐의를 받는 이 모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뇌물수수 및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를 받는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송 모 경감에 대해선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기각 사유과 관련해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금품이 피의자의 직무와 대가관계에 있는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다툼이 있다"며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인정되거나 혹은 위 사정들에 비추어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송 경감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와 관련해선 "피의자가 이 씨에게 제공한 정보들의 내용과 중요도, 그것이 수사 전반에 미치는 영향 등에 비추어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인정되거나 혹은 위 사정들에 비추어 피의자를 구속할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밝혔다.

송 경감은 2024년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1과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피의자로 입건된 A 씨 사기 사건을 무마해 준 대가로 A 씨 남편인 이 씨로부터 금품 등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인플루언서로 알려진 A 씨는 과거 필라테스 학원 프랜차이즈 모델로 활동하던 인물로, 2024년 7월 가맹점주들로부터 사기 등 혐의로 피소됐다. 강남서는 같은 해 12월 A 씨를 '혐의없음'으로 보고 불송치했다.

검찰은 이 씨가 평소 친분이 있던 B 경정을 통해 송 경감을 만나 사건 무마를 청탁하고, 룸살롱 접대와 금품을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최근 송 경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송 경감과 B 경정은 차례로 직위 해제됐다.

이날 영장실질심사 출석길에 취재진을 만난 이 씨와 송 경감은 '둘 사이 청탁이 오갔나', '송 경감에게 룸살룽·금품 접대가 있었나' 등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번 의혹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가 이 씨가 연루된 코스닥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하던 중 두 사람 간 연락이 오간 정황을 포착하면서 불거졌다.

또한 이 씨는 2024년 말부터 이듬해 초까지 전직 대신증권 부장 등 시세조종 세력과 결탁해 코스닥 상장사 주가를 조작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달 이 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은 "피의자 방어권 보장이 인정된다"며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 20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한편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오전 11시 이 씨가 연루된 주가조작 사건 관련 공범들에 대한 첫 재판도 진행했다. 검찰은 이 씨 등 일당이 코스닥에 상장된 한 회사의 주식 110억원어치가량에 대한 시세 조종성 주문을 함으로써 14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sinjenny9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