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롯데 신동빈 회장 변호사비 '회사 비용' 아냐"…일부만 인정

"개인 비위·위법행위, 경영 판단과 무관…세법상 공제 요건 못 갖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 2018.2.13 ⓒ 뉴스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롯데그룹 총수 일가 관련 수사와 관련해 계열사에서 지출한 법률 비용 중 신동빈 회장 개인 방어를 위해 쓰인 금액은 법인 비용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나진이)는 롯데그룹 15개 계열사가 서울지방국세청장 등 11개 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등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하며 일부 청구만을 인용했다.

소송 가액이 63억 원에 달하는 이번 소송은 세무 당국이 롯데 그룹을 상대로 세무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롯데 계열사들이 지출한 검찰 수사 비용에 법인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됐다.

롯데 계열사들은 △2016년 6~10월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비리 의혹 △2016년 10월~2017년 4월 국정농단 특검팀(특별검사 박영수)이 수사한 신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2015~2017년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관련 고소 사건 등과 관련해 법무법인으로부터 자문을 받고 법률비용을 지출했다.

이후 해당 법률비용을 사업과 관련해 정당하게 지출한 비용이라고 주장하면서 법인 비용으로 처리해 세금을 신고·납부했다.

세무 당국은 롯데 계열사들이 당시 지출했던 검찰 수사 관련 비용이 기업을 위해서가 아닌 신 회장 개인을 위해 쓰인 부분이 있다고 보고 추가 과세 처분을 했다.

신 회장이 연루된 검찰 수사를 방어하기 위해 계열사에서 법률 비용을 지출했다면, 이는 기업을 위해서가 아닌 개인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비용 처리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경영비리 의혹 수사와 경영권 분쟁 관련 고소 사건에 대한 법률비용 중 일부는 롯데쇼핑의 사업과 실질적 관련성이 있어 법인세법·부가가치세법상 공제 대상에 해당한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경영비리 의혹) 수사가 이뤄진 피의사실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범죄는 총수 일가의 배임, 횡령, 조세 포탈 등으로 개인적 비위행위나 위법행위에 해당한다"며 "경영 판단과 무관한 부분도 있었고, 관련 회사는 해당 범죄의 피해자이기까지 해 사후에 상당수 피의사실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나 무죄 판단이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법률비용 전액이 법인세법·부가가치세법상 공제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롯데 계열사들은 신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와 관련한 법률비용도 사업 관련성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업무적 관련성이 없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았다. 경영비리 사건은 대부분 무죄 판단을 받았다.

shushu@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