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쉰들러서 소송비용 96억 돌려받았다…ISDS 환수 역대 최고액

미변제 시 강제집행 착수 촉구…정성호 "완전한 승소"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스위스의 글로벌 승강기 업체인 쉰들러(Schindler)가 한국을 상대로 제기한 국제투자분쟁(ISDS) 선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3.14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한국 정부가 스위스 글로벌 승강기 업체 쉰들러와의 3250억 원 규모의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완승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소송비용 96억 원까지 모조리 받아냈다.

법무부는 쉰들러 측으로부터 ISDS 절차에서 소요된 정부 소송비용 총액 약 96억 원 전액을 환수받았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대한민국 정부가 ISDS 사건에서 청구인 측으로부터 환수한 소송비용 중 역대 최고액이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각)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가 쉰들러 측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낸 325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 판정한 지 한 달 만이다.

앞서 현대엘리베이터(HE) 2대 주주였던 쉰들러는 2013~2016년 HE의 유상증자와 콜옵션 양도 등 과정에서 한국 규제당국이 충실한 조사·감독을 하지 않아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2018년 7월 한국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제기했다.

당시 HE는 회사 운영이 아닌 경영권 방어를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금융감독원 등 당국이 조사 등 필요한 조치를 다 하지 않았고, 이는 한-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투자협정 위반이라는 게 쉰들러 측 주장이었다.

쉰들러는 한국 정부가 현대그룹 경영권을 비호하기 위해 외국 투자자인 쉰들러를 차별 대우했다고도 주장했다. 당초 쉰들러는 손해액으로 3억 달러(약 4900억 원)를 주장했으나, 공방 끝에 청구액은 3250억 원으로 축소됐다.

반면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의 조치가 국내 법령을 준수해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쉰들러 측이 제기한 '대기업 편들기' 및 '외국인 투자자 차별'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방적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결과는 한국 정부의 '완승'이었다. 중재판정부는 한국 정부가 투자협정상 어떠한 국제법적 의무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우리 당국의 조처가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이라고 볼 근거가 없고, 현대그룹을 부당하게 비호했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봤다.

법무부는 지난달 중재판정 선고 닷새 만인 3월19일 쉰들러 측에 '번제 서신'을 발송하는 등 발 빠른 소송비용 환수 절차에 착수했다. 판정문상 지급 기한인 이달 12일까지 소송비용을 변제하지 않을 경우 13일부터 지연 이자를 청구하고, 미변제 때는 강제집행에 착수하겠다는 촉구서였다.

법무부는 쉰들러 측이 세계 각국에 보유한 재산을 추적, 해당 재산이 있는 국가에 소송을 제기해 '집행 판결'을 받아 쉰들러 측 재산에 대한 압류 등 강제집행에 나설 준비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쉰들러 측은 중재판정 선고일로부터 27일 만인 이달 10일부터 이날까지 정부 소송비용 약 96억 원 전액을 법무부 지정 계좌로 송금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17일 론스타 측으로부터 ISDS 취소절차 소송비용 약 74억 원을 승소 한 달 만에 전액 환수한 바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이번 소송비용 96억 원 환수를 통해, 쉰들러와의 법적 분쟁이 대한민국 정부의 완전한 승소로 일단락됐다"며 "이는 정부가 끝까지 최선을 다하여 얻어낸 귀중한 결과"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