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품 안에 54억어치 마약 숨겨 밀수한 폴란드인 징역 13년 확정

독일 마약류 밀수·유통업자 공모…항공편 통해 국내 밀수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2026.3.12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54억 원어치의 마약을 조각품 안에 숨겨 국내에 밀수한 폴란드인이 대법원에서 중형을 확정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를 받는 폴란드인 A 씨(24)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하고 475만 원을 추징한 원심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A 씨는 지난해 4월 독일의 마약류 밀수·유통업자와 공모해 케타민, MDMA(엑스터시)를 국내에 밀수하고 수수·소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독일에서 33억4360만 원어치 케타민 51.44㎏과 20억6235만 원어치 엑스터시 6만8745정을 조각품 안에 은닉해 항공편으로 국내에 밀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1심은 A 씨의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양형 조건을 종합해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 하한(징역 13년)보다는 낮은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1심은 A 씨의 유리한 정상으로 범행을 모두 인정·반성하는 점, 수입된 마약류의 수량·종류에 대해 처음부터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을 들었다.

이에 더해 "범행을 주도하거나 직접적 이익을 얻는 지위에 있지는 않았고, 마약류 중 상당량이 압수돼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A 씨는 윗선이 자기 가족에게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범행을 계속한 것으로도 보여 범행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심은 1심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고 판단하면서 형량을 징역 13년으로 늘렸다.

2심은 "마약류 범죄는 사회 전반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며, 특히 마약류 수입 관련 범죄는 마약 확산과 추가 범죄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아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A 씨는 금전적 이익을 목적으로 마약류를 수입·수수·소지하는 등 조직적·전문적으로 이뤄지는 마약류 유통 범행에 적극 가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A 씨가 취급한 마약류 양이 대량이고 가액도 거액이며, A 씨는 이 범행을 목적으로 국내에 입국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A 씨가 자백·반성하는 점 등 1심에서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한 사정도 일부 반영해 양형을 정했다.

대법원 역시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징역 13년을 선고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면서 상고를 기각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