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 하루 만에 20건 접수…대법 판결 뒤 너도나도 청구 예고

양문석·장영하·구제역 등 청구 시사

'최종심'인 대법원의 확정 판결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사법개혁 3법' 공표 첫 날인 1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민원실에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재판소원) 안내문이 비치되어 있다. 2026.3.12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법원의 확정판결을 헌법재판소가 다시 심사하는 '재판소원' 시행 첫날 총 20건이 접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13일 헌재에 따르면 전날(12일) 하루 동안 접수된 재판소원 사건은 총 20건이다. 이 가운데 전자 접수는 15건, 방문 접수는 2건, 우편 접수는 3건으로 파악됐다.

가장 먼저 접수된 사건은 시리아 국적 외국인 모하메드(가명)의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 사건'이다. 이는 법 공포·시행 뒤 10분 만에 온라인으로 접수됐으며 사건번호는 '2026헌마639'가 부여됐다. 피청구인은 대법원이다.

인도적 체류자 지위를 부여받아 자동차 부품 사업을 운영하던 모하메드 씨는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징역형이 확정돼 복역하다 2024년 가석방됐다. 이후 출입국 당국은 모하메드 씨에게 보호명령과 강제퇴거 명령을 내렸고, 모하메드 씨 측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이 1·2·3심에서 모두 모하메드 씨의 청구를 기각하자, 모하메드 씨 측은 "법원 재판이 생명권, 신체의 자유, 인간의 존엄·가치, 행복추구권, 혼인·가족생활의 보호,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했다"면서 재판소원을 제기했다.

다만 해당 사건은 지난 1월 8일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돼 헌재법에서 정한 청구 기간인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를 넘긴 상태다. 모하메드 씨 측은 청구 기간이 외국인에게는 특히 짧다면서 이를 이유로 각하된다면 별도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재판소원 제도 1호로 시리아 국적 외국인의 '강제퇴거명령 및 보호명령 취소 사건' 관련 재판취소 사건이 접수됐다. (전자헌법재판센터 갈무리)

2호 사건으로는 납북귀환 어부 유족의 '형사보상 지연 국가배상 청구 기각 취소 사건'이 접수됐다.

지난 2023년 1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납북귀환 어부 고(故) 김달수 씨의 유족은 그해 4월 춘천지법 강릉지원에 형사보상을 청구했다. 형사보상 청구 시 법원은 6개월 내 보상 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1년 3개월 뒤인 2024년 7월에야 형사보상을 결정했다.

이에 유족들은 법정 기한을 초과한 약 9개월 상당의 지연이자 지급을 요구하는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1·2심은 '훈시규정에 불과하다'며 패소로 판결했고 유족 측이 상고를 포기하면서 지난달 20일 확정됐다.

대법원 확정판결 직후 재판소원 청구를 예고한 사례도 잇따랐다.

전날 11억 원 불법 대출 등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판소원 청구 가능성을 내비쳤다.

양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법원판결은 그 자체로 존중한다"면서도 "그러나 만약 대법원판결에 우리 가족 기본권을 간과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변호인단과 상의해 헌법재판소 판단을 받아보려 한다"고 적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폭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한 장영하 국민의힘 경기 성남시수정구 당협위원장 역시 전날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으나, "적법절차 위배"라며 재판소원을 예고했다.

같은 날 유튜버 쯔양(본명 박정원)을 협박해 수천만 원을 뜯어낸 혐의로 징역 3년이 확정된 유튜버 구제역(본명 이준희) 측도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재판소원 도입을 담은 헌재법 개정안이 12일 0시를 기해 정식으로 공포·시행되면서 기존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서 제외됐던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다.

확정된 재판이 △헌재 결정에 반하거나 △헌법·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거나 △헌법·법률을 명백히 위반해 기본권 침해한 경우 재판 확정일로부터 30일 이내 청구할 수 있다. 헌재는 심리를 거쳐 법원 재판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경우 해당 재판을 취소하고 법원은 헌재 결정 취지에 따라 다시 판단해야 한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