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경 "명태균 '오세훈, 시장 만들어야 한다' 해"…吳 "상식 반해"(종합2보)
"吳 위한 여론조사" vs "조사 부탁할 하등의 동기 없어"
- 이세현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의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혐의 재판에 출석한 강혜경 씨는 "명 씨가 오 시장을 '시장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하면서 오 시장을 위한 여론조사를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또 명 씨가 '오 시장이 1등 만들어달라고 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오 시장 측은 명 씨 측에 여론조사를 부탁할 이유가 전혀 없다며, 강 씨의 증언에 대해 '상식에 반하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오 시장과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후원자인 사업가 김 모 씨의 첫 정식 공판을 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실소유한 미래한국연구소의 부소장이었던 강 씨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명 씨가 2020년 12월 말이나 2021년 1월 초 오 시장을 만난 후 '서울시장을 만들기로 했다'면서 여론조사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강 씨는 "명 씨가 오 시장을 만나고 와서 있었던 상황을 이야기하기를, '시장이 될래 대통령이 될래' 했더니 오 시장이 '시장이 되고 싶다'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명 씨가 '시장밖에 안 되는 그릇이다. 시장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해 오 시장을 위한 여론조사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 씨는 "명 씨의 지시로 나경원 의원과 오 시장의 차이를 좁히는 조작을 했다"며 "오 시장을 위한, 어떻게 보면 '이기는 조사'를 하기 위해 했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강 씨는 또 "명 씨가 '오 시장이 1등 만들어달라고 한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강 씨의 증언에 대해 오 시장 측은 '상식에 반한다'고 반발했다.
오 시장 측 변호인은 강 씨에게 "당시 명 씨가 강 전 부시장 또는 오 시장 측으로부터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항의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강 씨는 "결과에 대한 항의가 아니라, 강 전 부장이 명 씨를 사기꾼이라고 했다며 명 씨가 저한테 화를 냈다. 왜 사기꾼 취급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시 명 씨가 '노발대발'했다고 부연했다.
그러자 오 시장 측은 "명 씨를 사기꾼 취급하는 사람이 여론조사를 의뢰했겠느냐"며 "상식에 반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 측은 또 명 씨와 강 씨 등이 2021년 4월 7일 서울시장 선거가 끝나고 캠프를 찾아오고도, 명 씨가 정작 오 시장을 만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오 시장 측은 "명 씨가 여론조사도 하고 공을 세워 오 시장이 당선됐으면, 가서 자기를 내세우면서 만나고 축하해야 하는데 명 씨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자기가 공을 세웠다면서 강 씨는 인사하고 명 씨는 빠지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 시장 등은 이날 오전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오 시장 측은 이날 "명 씨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를 부탁한 사실이 없고, 강 전 부시장에게 명 씨를 통한 여론조사를 지시하거나 김 씨에게 필요한 비용 지원을 요청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 측은 "명 씨가 김영선 전 의원을 통해 오 시장에게 접근하려고 해 명 씨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위해 2021년 1월 만난 적은 있으나 그날 이후 명 씨에 대한 존재를 잊고 지냈다"며 "오 시장이 본선 경쟁력이 있다는 다수의 공표용 여론조사 결과가 있었으므로 당내 경선 승리를 위해 영세 여론조사 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에 여론조사를 부탁할 하등의 동기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명 씨가 여론조사 관련 도움을 주겠다고 제의하자 선거 캠프 총괄 실무자인 강 전 부시장에게 인계해 맡겼을 뿐 여론조사 진행을 상의하거나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했다.
오 시장 측은 또 "4선 서울시장인 오 시장이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김 씨에게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는 건 상식에 반한다"며 여론조사 비용 대납을 요청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강 전 부시장 측도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강 전 부시장의 변호인은 "어떤 시점에서도 오 시장으로부터 명 씨와 상의해서 여론조사를 진행해달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다만 피고인은 캠프 비서실장으로서 명 씨의 신뢰성, 여론조사업자로서의 업무 능력과 적격성을 검토 내지 검증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아 명 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은 있다"며 "그 과정에서 명 씨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오 시장에게 보고했고 그 이후 자연스럽게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의 요청에 따라 여론조사 비용 3300만 원을 대납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업가 김 씨 측은 "오 시장으로부터 여론조사 대납해 달라거나 돈을 빌려달라는 등 어떠한 요구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김 씨 측은 명 씨에게 개인적으로 의뢰한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한 것이라면서 "김 씨가 지급한 여론조사 비용은 550만 원씩 강혜경 씨 명의의 계좌로 입금한 1100만 원이 전부"라고 했다.
이어 "나머지 돈은 명 씨가 개인적 경제 사정을 호소하며 돈을 빌려달란 요청을 받고 개인적으로 지급한 돈"이라며 "사실을 왜곡하는 부당한 자의적 기소"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 선거를 앞두고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해달라는 취지로 부탁하고, 비서실장이던 강 전 부시장에게 명 씨와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해달라고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명 씨는 오 시장 부탁으로 같은 해 1월 22일~2월 28일에 총 10회(공표 3회·비공표 7회)에 걸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관한 공표 또는 비공개 여론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 전 부시장은 명 씨와 연락하며 설문지를 주고받는 등 여론조사 진행을 상의했고, 김 씨는 오 시장의 요청을 받고 같은 해 2월 1일~3월 26일 5회에 걸쳐 강혜경 씨 계좌로 비용을 이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9시 45분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면서 "이 사건이 2024년 9월부터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해서 제가 수차례에 걸쳐서 수사기관에, 검찰청에 빠른 수사 신속한 수사를 촉구했다"며 "그러나 결국 그렇게 되지 못하고 특검을 통해서 이렇게 정확히 선거 기간과 재판 기간이 일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이 작년 7월에 시작이 됐는데 11월에 저를 소환하더니 12월에 기소했고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3월과 4월에 재판 기일이 정확하게 겹치게 됐다"며 "아마 이것이 뜻하는 바를 많은 국민 여러분들이 미루어 짐작하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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