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 방해 2심서 "공수처가 무단 진입"…김용현 증인 채택(종합)
"형량 너무 가벼워" vs "특수공무집행 방해 아냐"
재판부 "충분한 심리…특검법 재판기간도 고려"
-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수처 체포 방해·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사건 2심 첫 재판에서 국무회의 소집 방식과 영장 집행 과정 등을 직접 언급하며 1심에서와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측 요청을 받아들여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 민성철 이동현)는 4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의 2심 첫 공판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넥타이 없이 흰 셔츠에 짙은 남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왼쪽 가슴에는 수용 번호가 적힌 명찰이 달려있었다.
이날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1심에서 사실과 법리를 오해해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고, 징역 5년 형량 역시 지나치게 가볍다면서 항소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1심은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관련 허위공문서 행사 혐의, 허위 공보 관련 혐의 등을 무죄로 판단한 바 있다.
특검팀은 "허위로 작성된 비상계엄 선포문은 향후 탄핵심판절차와 수사기관에서 행사할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라며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언제든 행사할 수 있는 상태로 보관·비치한 것은 공공의 신용을 침해할 위험성을 발생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지위를 이용해 공무원에게 거짓 공보자료를 유포하도록 지시한 행위는 국가조직의 신뢰를 훼손하는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주장했다.
양형에 관해선 "윤 전 대통령은 국헌문란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있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통령 지위와 권한을 부여한 국민에게 어떠한 사과 메시지도 내지 않고, 오히려 대한민국 사법 체계를 부정하거나 경시했다. 원심 형량은 지나치게 가벼워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윤 전 대통령 측은 비상계엄 관련 국무위원 7명 심의권 침해와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폐기 관련 허위공문서 작성,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 지시,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에 대한 방해 혐의에 관한 1심의 유죄 판단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직접 발언을 통해 "(국무회의가) 통상적으로 진행되면 비상계엄 선포가 알려져 전국적으로 국민이 알게 돼 동요가 생길 수 있고 치안 수요가 있을 수 있었다"며 "병력 투입을 최소화하길 원했기 때문에 통상 국무회의처럼 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사후 계엄 선포문에 관해선 문건의 존재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은 "원래 부서는 전자 결재로 다 하게 돼 있다"며 "부서가 사전에 있었다는 것을 허위로 작출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문서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적극적으로 부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 관저 경호 구역에 허락 없이 들어왔으면 일단 물러나라고 하는 게 당연한 건데 특수공무집행 방해라는 게 납득이 안 간다"고 했다.
이와 함께 변호인들은 공수처 수사권·영장 적법성과 국무회의 심의권을 둘러싼 직권남용 성립 여부 등을 다퉜다.
양측의 항소 이유를 들은 재판부는 항소심 쟁점을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와 직권남용 성립 여부 △계엄 관련 사후 문건의 허위 공문서 여부 △허위 공보 작성 지시 △비화폰 관련 지시 △체포·수색영장 집행 적법성 등으로 정리했다.
재판 진행에 관해선 "항소심에서는 항소 이유와 1심 판결 위주로 충분한 심리를 진행하겠다"며 "아울러 신속 재판의 필요성도 적지 않다고 보인다. 내란 특검법상 재판 기간 규정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김 전 장관과 대통령경호처 관계자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오는 23일 2차 공판에서 신문하기로 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김 전 장관 신문을 통해 국무회의가 실질적으로 진행됐고 특정 국무위원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겠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대통령경호처 소속 공무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또 12·3 비상계엄 선포 직전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나머지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하고, 비상계엄 해제 뒤 사후 선포문을 만들어 폐기한 혐의도 있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화기록 삭제 지시와 외신에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 등 허위 사실을 PG(프레스 가이드)로 작성·전파한 혐의도 포함됐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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