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관 공석' 현실화…사법개혁 여파에 공백 장기화 우려(종합)

靑-대법원 이견설…조희대 "계속 협의하고 있다"
대법1부, 당분간 3인 체제…전합 운영은 문제 없어

조희대 대법원장(오른쪽)과 노태악 대법관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노 대법관의 퇴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6.3.3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노태악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면서 대법관 1명의 공백이 현실화됐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이어진 사법개혁의 여파와 함께 청와대와 대법원 간 이견으로 인해 당분간 대법원 공백 상황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 대법관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퇴임 행사를 갖고 6년 임기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날까지 노 대법관의 후임 최종 후보자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지 않았다.

새 대법관 제청이 늦어지면서 국회 청문회, 임명동의안을 거쳐 임명까지 걸리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노 대법관 퇴임 이후 공백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대법관의 공백으로 대법원 전원합의체(전합) 선고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법원조직법상 전합은 대법관 총원의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되면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노 대법관까지 대법관 4인으로 이뤄진 대법원 1부의 경우 새 대법관 임명 전까지 3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노 대법관의 퇴임 이후 접수되는 새로운 사건은 다른 대법관들에게 배당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노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될 대법관은 그동안 다른 대법관들에게 배당된 건수를 감안해 새 사건을 배당받게 되면서, 공백이 길어질수록 임기 초반 배당 사건에 부담이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신임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 중 최종 후보자 1명을 대법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보낸다. 국회는 인사청문 및 본회의 표결을 거치며, 최종 임명은 대통령이 하게 된다.

특히 이번 대법관 인선은 이재명 정부에서 처음 임명하는 자리라는 상징성도 있다.

이에 따라 대법관 후보추천위는 지난 1월 21일 김민기 서울고법 고법판사(55·26기)와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60·25기),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61·22기),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58·24기) 등 4명을 대법관 후보자로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이후 제청 대상 후보자들의 주요 판결과 업무 내역 등을 법원 내·외부에 공개해 관련 의견을 모았다.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법왜곡죄 신설(형법 개정안), 재판소원 허용(헌법재판소법 개정안), 대법관 증원(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이른바 '사법개혁 3법'의 여파로 대법관 제청도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통상 청와대와 대법원 간 후보자 조율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차질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당초 청와대에선 제청 후보자 중 김민기 고법판사를 1순위로 두고, 대법원에서는 윤성식 부장판사를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윤 부장판사가 서울고법의 내란전담재판부 중 한 재판부의 재판장을 맡게 되면서 대법관 제청이 어려워졌고, 대법원은 박순영 고법판사를 제청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계속해서 김 고법판사 제청에 대한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주당 주도로 '사법개혁 3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강행된 데 이어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을 뿐 아니라, 법원행정처 폐지 등 후속 법안들을 준비하고 있어 청와대와 대법원 간 이견을 좁히기엔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대법원으로 출근하는 길에 대법관 임명 제청에 관해 청와대와 이견이 있는 건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협의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대법원이 일방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