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법 난동' 경내 진입 유튜버 선고유예…법원 "다중 위력 인식"
사전 허가없이 통제구역 진입…"정당행위·긴급피난 아냐"
건물 내부 진입·시설 공격은 없어…징역 6개월 선고유예
- 권준언 기자
(서울=뉴스1) 권준언 기자 = 서부지법 폭동 사건과 관련해 법원 경내에 진입한 유튜버 2명이 1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공익적 목적의 촬영'이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다중의 위력이 형성된 상황에 합세해 이를 강화하는 형태의 침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 김민정 판사는 27일 오전 10시 20분쯤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튜버 한 모 씨(48)와 김 모 씨(55)의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 유예는 유죄가 인정되지만 비교적 가벼운 사건에 대해 선고를 미루고 결격 사유 없이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처벌을 면해주는 판결이다.
이들은 다중의 위력을 보여 법원 경내로 침입한 사실이 없고, 당시 유튜브 촬영을 위해 법원 경내에 진입한 것은 사익 추구가 아닌 '공익적 목적'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당시 법원 후문에는 법원 본관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통해 다수의 집회 참가자들이 계속 유입됐고, 구호를 외치면서 경찰 방패와 벽돌 등으로 건물 창문과 외벽을 부수고 있었다"며 "피고인들로서는 당시 다중의 위력이 행사되고 있음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피고인들은 집회 참가자들과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한 상태에서 후문을 통해 경내로 진입했다"며 "이는 이미 형성돼 있던 다중의 위력 상태를 외형상 유지·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현장을 촬영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다중의 위력이 형성·유지되고 있는 상황에 합세해 그 위력을 현실적으로 강화하는 형태의 침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김 씨가 침입의 고의가 없고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부분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설령 위협을 느꼈다 하더라도 후문 밖이나 인근으로 이탈하는 등 다른 회피 수단이 존재했다고 판단했다. 또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는 법원 경내로 계속 진입한 행위를 긴급하고 불가피한 피난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피고인들이 주장한 정당행위에 대해서도 "촬영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외부에서 촬영하는 등 다른 방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 허가 없이 통제 구역 내부로 진입한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공격이나 점거에 가담하기 위함이 아니라 유튜브 라이브 촬영 및 현장 채증의 목적으로 현장에 접근했다가 경내로 들어가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라이브 방송에서 경내에 진입한 사람들의 행위를 비판하거나 이를 기록으로 남기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점에서도 확인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법원 시설에 대한 공격이나 점거에 가담하지 않은 점 △경찰관에 대한 유형력 행사가 없었던 점 △법원 건물 내부가 아닌 경내 침입에 그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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