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방송광고 결합판매' 위헌 확인 기각…"계약의 자유 침해 아냐"

"다양한 형태 광고 선택할 수도 있어"

김상환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26일 2월 심판사건 선고를 위해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정했다. 2026.2.26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지상파 광고 결합 판매를 의무화한 미디어렙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이번 결정은 결합판매제도의 위헌 여부에 대한 헌재의 첫 판단이다.

헌재는 26일 '방송광고판매대행 등에 관한 법률(미디어렙법)' 제20조에 대한 위헌확인 심판에서 재판관 8대 1 의견으로 청구를 기각했다.

심판 대상 조항은 지상파 방송광고를 대행하는 광고판매대행자가 네트워크 지역·중소 지상파 방송사업자의 광고를 다른 지상파 광고와 결합해 판매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는 지역·중소 방송의 재원을 보전해 방송의 지역성·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 마련됐다.

이에 따라 현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KOBACO)는 KBS·MBC 광고와 함께 지역 MBC와 EBS 등 광고를, SBS 미디어렙(SBS M&C)은 SBS와 OBS 등 민영방송 광고를 결합 판매하고 있다. 지상파가 아닌 종합편성채널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이에 관해 영화기획 제작사 대표인 A 씨는 지상파 방송에 자신의 영업실적 등을 광고할 경우 광고효과가 떨어지는 지역 방송사 등에 대한 광고비용까지 지출하도록 규정한 것은 위헌이라면서 2020년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결합판매가 광고주의 계약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지역·중소 방송의 광고를 구매하고 싶지 않은 광고주로서는 종합편성채널과 같은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방송광고를 이용할 수 있다"며 "그밖에 온라인 광고와 같은 다양한 형태의 광고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는 결합 판매를 대체하기 어렵고, 별도 기금 신설도 현실성이 불확실하다는 점도 짚었다.

헌재는 "지역·중소 방송에 대한 방송통신발전기금 규모는 제한적이며 이미 지원 항목이 포함돼 있다"며 "관련 규정을 개정해 지역·중소 방송을 추가로 지원하더라도 결합 판매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에는 현저히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별도 기금은 신설될 수 있을 것인지, 어떤 형태의 기금이 될 것인지 현재로서는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며 "과거에도 수많은 방송사업자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하나의 지원방안을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의 결합판매제도가 도입됐다는 사정에 비춰보면 막연히 새로운 기금을 신설하는 것이 결합 판매를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김형두 재판관은 결합판매제도가 계약의 자유와 상업광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면서 반대 의견을 냈다.

김 재판관은 "광고매체는 상호 완전한 대체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려워 상당수 광고주에게는 주요 지상파 방송 광고가 아니면 광고를 실시하는 것 자체에 실질적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다"며 "이들에 대해서 결합 판매는 사실상 강제된 추가 구매에 가까운 성격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