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수 지원사업 대상자 선정 후 해외 체류…대법 "협약 위반"

1심 원고 승소→2심 원고 패소…대법 '상고기각' 확정
2심 "국내연수 취지에 따라 국내 연수기관에서 수행해야"

(서울=뉴스1) 한수현 기자 = 박사 학위 취득 후 국내 연수 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뒤 연수 기간 해외에 체류했다면 사업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A 씨가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참여제한처분 등 취소소송에서 A 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교육부로부터 학술지원사업 추진의 위탁을 받는 한국연구재단은 박사 학위를 취득한 연구자를 대상으로 인건비 등을 지원하는 '2019년도 학문후속세대지원사업(박사 후 국내 연수)'사업을 운영했다.

국악 관련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국악이론을 연구하던 A 씨는 2019년 2월 이 사업 관련 B 대학 산학협력단의 '조선전기사대부 탄금 문화와 음악 양식의 전개' 과제를 지원 대상으로 신청했고, 같은 해 6월 대상자로 선정돼 재단과 지원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는 2019년 7월부터 2021년 6월까지 과제를 수행해 결과물을 제출해야 하고, 교육부는 연구비로 B 대학 산학협력단에 6800만 원을 지급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후 A 씨는 2019년 7월 24일 미국으로 출국해 2021년 5월까지 체류했다.

교육부는 2022년 10월 A 씨가 연구 기간 중 장기간 해외에 체류해 협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1년 간 학술지원 대상자 선정에서 제외하고, 산학협력단에 대해 연구비 중 인건비 6600만 원을 환수한다는 처분을 내렸다.

이에 불복한 A 씨는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1심은 "이 사건 협약이 A 씨의 해외 체류를 금지하거나 해외 체류에 재단의 허가를 받을 의무를 정하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A 씨가 미국에 체류했다는 사실만으로 협약을 위반했다고 인정할 수 없고,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다"고 밝혔다.

반면 2심은 A 씨가 해외에 체류한 것이 협약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1심 판단을 뒤집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교육부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도 아니라고 판단했다.

2심은 "협약에서 규정하는 사업명인 '박사 후 국내연수'는 '박사 후 국외연수'와 달리 국내 연수기관에서의 연구과제 수행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개념적으로 보더라도 연수기관의 지리적 위치와 연구과제의 수행방법을 분리해 별개로 파악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 지원사업은 국내에서 연수할 수 있는 연구기관에 대한 학술연구활동의 지속성 유지와 연구 능력의 질적 향상 유도를 그 목적으로 추진됐다"며 "A 씨는 연구책임자로서 박사 후 국내연수의 취지에 따라 국내에서 연수할 수 있는 연구기관에 대한 학술연구활동의 지속성 유지와 질적 향상을 위해 핵심적인 연구 부분은 국내 연수기관에서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는 협약을 위반한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연구 결과물을 제출했더라도 A 씨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작다고 보기는 어렵고, 교육부의 처분이 지나치게 가혹하다거나 현저히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러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그대로 확정했다.

sh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