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내란 재판 1년, 출석거부·구속취소·보석 '법기술 총동원'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수사·재판 단계마다 비협조·제동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5.9.26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이 구형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가 19일 진행된다. 지난해 2월 20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시작으로 재판이 시작된 지 정확히 1년 만이다. 윤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불법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44일째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에 오르기까지 30년간 쌓아온 법 기술과 지식을 총동원해 법적으로 가능한 건 뭐든 해보겠다며 그간 이른바 '법꾸라지' 행태를 보여 비난을 받아왔다. 모든 수사와 재판 단계마다 절차적 문제를 제기하며 제동을 걸었고 재구속 후 제기한 보석 청구가 기각되자 4개월간 재판에 불출석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던 재판부가 여권의 공격을 받으면서, 이례적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되기도 했다.

尹, 서류 수령 거부에 '노골적 수사 회피'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관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중지하자 경찰이 관저를 이동하고 있다. 2025.1.3 ⓒ 뉴스1 신웅수 기자

헌법재판소는 2024년 12월 16일 탄핵 심판 사건 접수를 통보하고 윤 전 대통령에게 관련 서류들을 인편과 우편, 전자문서 등 여러 방법으로 10여차례 서류를 보냈지만 '경호처 수취 거절', '수취인 부재' 등 이유로 전달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무대응으로 일관하다 같은 달 27일 1차 변론준비기일 5시간 전쯤 3명의 법률대리인 소송위임장을 제출했다.

같은 시기 공수처가 보낸 3차례 출석요구서도 모두 무시하면서 수사에 불응했다. 공수처는 소환조사에 불출석하는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수색영장을 청구해 서울서부지법으로부터 2024년 12월 31일 발부받았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 측은 적법성을 운운하며 영장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각종 소송을 걸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급기야 '서부지법 폭동'을 일으켰다.

공수처와 경찰이 2025년 1월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하자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경호처 물리력을 동원해 버텼다. 같은 달 15일 끝내 체포된 그는 이후 체포적부심을 청구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체포 후 조사 과정에서는 진술 거부로 일관했다. 같은 달 19일 구속돼 26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직 대통령 최초로 피고인이 됐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이 구속기간 만료 후 기소했다'고 주장하며 구속 취소를 청구했고 내란 재판부는 지난해 3월 7일 이를 받아들였다. 윤 전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결정한 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이후 여권에서 제기한 '룸살롱 접대 의혹'에 휩싸이며 공수처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지 부장판사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124일 만에 '재구속'…보석 기각되자 4개월간 '재판 패싱'
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내란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첫 출석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6.28 ⓒ 뉴스1 김성진 기자

지난해 6월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 출범 이후 윤 전 대통령은 특검팀의 소환 요구에 비협조로 일관하면서 결국 증거 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124일 만에 다시 수감됐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0일 재구속된 후 특검 조사와 내란 재판에 불참했다. 내란 특검은 3번에 걸쳐 강제구인을 시도했고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물리력까지 동원해 강제구인에 나섰지만 그의 버티기에 무산됐다.

윤 전 대통령은 재구속 이후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재판 참여 의무를 저버리고 16회 연달아 내란 재판에 불출석했다. 내란 재판부는 재판 지연을 막기 위해 변호인단 동의를 얻어 당사자 없이 궐석재판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과거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구속기소 된 이후 6개월간 재판 출석을 거부하면서 궐석재판이 진행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18일 구속적부심과 같은 해 9월 26일 보석 심문에는 선택적으로 법정에 출석하기도 했다. 그는 각 심문에서 약 30분, 20분간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건강 상태와 불구속 상태로 수사와 재판을 받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보석 청구마저 기각되면서 윤 전 대통령은 4개월 만에 돌연 법정에 복귀해 침묵 대신 '적극 방어'로 태세를 전환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30일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군과 설전을 벌였고 바로 다음 날(31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재판에도 연달아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결심 공판에서 90분간 최후 진술을 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 및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하고 있다. (중앙지법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26 ⓒ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피고인 8명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1심 선고기일을 연다.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이 이날 선고가 열리는 417호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지 관심이 모인다.

형사소송법상 궐석재판과 마찬가지로 선고 역시 피고인 없이도 진행될 수 있다. 과거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관련 횡령·뇌물 등 16가지 혐의 사건 모두 궐석 상태로 1심 선고가 이뤄진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19일 선고에 출석한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