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파견 종료하고 마약게이트 수사용 별도 공간 만들어 달라"

97쪽 분량 '수사 사항 경과 보고' 공개
"검찰 감시·통제 벗어나 독립된 팀으로 수사할 수 있어야"

동부지검 마약 외압 수사 합수팀에 파견 지시를 받고 첫 출근한 백해룡 경정이 16일 서울 동부지검에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5.10.16/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백해룡 경정이 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 합동수사단'(합수단) 파견 종료를 하루 앞두고 97쪽 분량의 수사 보고서와 함께 파견 연장 의지가 없음을 밝혔다.

백 경정은 13일 언론에 그동안 자신이 이끄는 별도 수사팀이 작성한 '수사 사항 경과 보고' 문서를 공개했다. 합수단 파견 90일 만이다. 수신자는 국민으로 설정돼 있으며 수사자료를 공개하는 사유 및 수사 자료 등이 첨부돼 있다.

문서에 따르면 백해룡 팀은 파견 기간 연장 의사가 없음을 검찰에 통보했고, 경찰청과 행안부에 마약 게이트 사건기록 관리와 수사 지속을 위해 별도의 물리적 공간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로 복귀한 후에도 별도 팀을 꾸려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취지다.

백 경정은 "검찰 우리 안에 갇혀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검찰의 감시와 통제를 벗어나 독립된 팀으로 수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분석 자료들을 토대로 서울동부지검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팀이 심혈을 기울인 4000쪽 분량의 수사 기록은 일주일간 방치돼 있다가 법원에 청구도 되지 못하고 접수단계에서 반송되어 되돌아왔다"며 "영장이 청구될 수 있도록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장은 경찰이 신청하고 검찰이 청구해 법원이 발부하도록 설계돼 있다.

앞서 동부지검은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강제수사에 해당하는 압수수색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범죄혐의에 대한 객관적·합리적 의심의 수준이 충족돼야 한다"며 "단순한 정보수집이나 수사단서를 찾기 위한 '탐색적 압수수색'은 허용될 수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어 "본건 수사기록에는 백 경정 본인의 추측과 의견을 기재한 서류들 외 피의사실을 객관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었다"고 부연했다.

백 경정은 합수단에 파견된 지난 3개월을 '오욕의 시간'이라고 표현하며 그동안 겪은 어려움에 대해 피력했다. 또 경찰청장의 기이한 파견 명령으로 어렵게 5명 규모의 팀이 꾸려졌고, 첫 한 달 동안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사용 권한을 막아놓아 수사 착수조차 하지 못했다고 했다. 킥스를 통한 통신수사 대상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에 대해 "시스템은 잘 돼 있다. 사람이 문제다"라며 "그 사람들이 여전히 권력기관 핵심에 그대로 남아 표정만 바꾸고 있다.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약 밀수범 관련 사건 3개를 들어 "국민이 공개하라 요구한다"며 "최근 합수단에서 무혐의 종결한 사건도 공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천세관 공무원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처음 제기한 백 경정은 지난해 10월 12일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로 사흘 후 동부지검 합수단에 파견됐다.

동부지검은 백 경정이 해당 의혹의 고발인 또는 피해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셀프수사 가능성을 우려해 별도 팀을 구성해 영장 신청·검찰 송치 등에 대한 전결권을 부여했다. 이로써 합수단 내에는 기존 합수팀(윤국권 검사팀)과 백해룡팀 총 2팀으로 운영됐다.

기존 합수팀은 지난 12월 9일 중간 수사 결과 보고를 통해 세관 직원의 마약밀수 범행 관여 및 경찰·관세청 지휘부의 직권남용 여부에 대해 무혐의 처분하고 수사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합수팀은 조만간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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