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포기 관여' 박철우, 중앙지검장에…내부 수습인가, 기강잡기인가
'대장동 항소 포기' 절차 관여한 실무 책임자
뒤숭숭한 중앙지검 수습할 적임자로 낙점돼
- 이승환 기자,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김기성 기자 = 박철우 대검찰청 반부패부장(검사장·사법연수원 30기)이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지검장으로 임명되면서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1심 항소 포기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박 검사장이 검찰의 항소 포기 실무 전반에 관여한 데다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사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요직인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힌 것은 항소 포기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메시지를 천명하고 집단반발로 뒤숭숭한 검찰 조직의 기강을 잡으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19일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정진우 전 서울중앙지검장(29기)의 후임으로 박 검사장을 임명했다.
애초 신임 서울중앙지검장 후보로는 박 검사장과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30기)이 유력하게 거론됐는데 김 지검장의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예상됐다.
박 검사장이 검찰 안팎에 파장을 일으킨 대장동 항소 포기 절차에 실무적으로 관여해 논란의 중심에 선 데다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도 당했기 때문이다.
박 검사장은 대장동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에 '항소 제기를 신중하게 검토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의 항소 포기 이튿날인 8일 대장동 사건을 맡았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대검 반부패부장이 (사건 항소 제기를) 재검토해보라고 하면서 불허하자, (서울중앙지검) 4차장이 반부패부장에게 설득하겠다고 기다려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대장동 사건 수사·공판팀의 의견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은 항소 제기 방침을 결정하고 대검 반부패부에 승인을 요청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사팀은 박 검사장의 재검토 지휘를 '항소 불허'로 받아들여 결국 항소 포기에 이르렀고 이 과정에서 외압 의혹이 불거졌다.
강 검사는 해당 글에서 "법무부 검찰과에서 법무부 장관에게 본건 항소의 필요성을 보고했으나 장관과 차관이 이를 반대했고, 중앙지검 수뇌부에서 항소 승인을 받기 위해 대검을 설득하고 있는 얘기를 전해들은 바 있다"고도 했다.
다만 정성호 장관과 이 차관, 박 검사장 모두 '항소 포기 외압은 없었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박 검사장은 △울산지검 특수부장검사 △광주지검 특수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장검사 등을 지낸 특수통이다.
문재인 정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에는 법무부 대변인을 맡았으나 윤석열 정부에선 사실상 좌천돼 대구고검 검사와 부산고검 검사 등 한직을 전전했다.
그러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지난 7월 처음으로 단행된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검사장으로 승진해 요직인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영전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대검 반부패부장에 이어 요직으로 꼽히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박 검사장이 낙점돼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대장동 항소 포기에 따른 일종의 '보은성 인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방검찰청 차장급 검사는 "박 검사장의 영전은 정부가 검찰 조직에 던지는 메시지 아니겠느냐"며 "검찰에 대한 정부의 인식과 노선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가 항소 포기에 집단 반발한 검사장들을 사실상 강등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박 검사장의 중앙지검장 이동은 해당 검사장들에게 책임을 요구하겠다는 의지로 이해된다는 것이다.
부장검사 출신의 주요 로펌 변호사는 "'정부 기조에 맞추면 불이익은 없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며 "항소 포기 사태를 수습할 적임자로 논란 당사자인 박 검사장을 낙점한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내부 수습을 위한 '조직 안정과 인적 쇄신'을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대검 검사급(검사장급) 검사 2명의 신규 보임 및 대검 검사급 검사 3명의 전보 인사를 오는 21일 자로 시행했다"면서 "이번 인사는 서울중앙지검장 사직 등으로 인해 발생한 결원을 충원해 검찰 조직 안정을 도모하고 대검 검사급 검사의 인적 쇄신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 검사장 인사로 공석이 된 대검 반부패부장 자리에는 주민철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32기)가 이동하게 됐다.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속에서 사의를 표명한 송강 전 광주고검장 후임으로는 고경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28기)이 임명됐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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