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항소포기' 사태에 혼돈의 검찰…'대행의 대행' 체제로 전환

심우정 사퇴 후 4개월 만에 사의 표명…별도 입장 없어
檢 내부 반발로 사의 13년 만…총장·차장 공석 16년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여파로 사의를 표명한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근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이 12일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닷새 만에 사의를 표명하면서 검찰은 '대행의 대행' 체제가 들어서게 됐다.

대검은 이날 오후 "금일 노 대행은 사의를 표명했다"며 "자세한 입장은 퇴임식 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노 대행은 지난 7월 심우정 전 검찰총장의 자진 사퇴로 직무대행을 맡은 지 4개월여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노 대행의 사의 표명으로 검찰총장은 '대행의 대행' 체제가 된다. 대검 부장 중 선임인 차순길 기획조정부장이 대행 업무를 이어받게 된다.

차 부장은 문재인 정부 때 법무부 공공형사과장, 정책기획단장 등을 지냈지만 윤석열 정부에선 검사장으로 승진하지 못했다. 이후 지난 4월 서울고검 형사부장 시절 검찰 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재기 수사를 담당했고, 지난 7월 대검 기획조정부장으로 임명됐다.

검찰 내부 반발로 수장이 사퇴한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를 추진해 불명예 퇴진한 이후 13년 만이다.

총장, 차장이 모두 공석인 상태는 과거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한 차례 존재했다.

당시 임채진 검찰총장이 사직하고 문성우 대검 차장이 대행으로 재임하다 퇴임한 뒤 선임 부장이던 한명관 기조부장이 대행의 대행으로 재직했다.

지난 2022년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엔 김오수 총장이 사표를 내면서 박성진 대검 차장이 대행을 맡았지만 사직서를 내 총장, 차장 공석 상태가 우려됐지만 박 차장의 사표가 수리되지 않아 대행 체제가 유지됐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정진우 지검장이 지난 8일 대장동 항소 포기 하루 만에 사의를 표명한 바 있어 총장, 차장, 서울중앙지검장 등이 공석이 된 상황으로 검찰 지휘 체계가 사실상 마비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법무부와 검찰 간 갈등 노선도 잠잠해질지 의문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찰 내부의 집단 항명에 대해 "개별 사건의 항소 여부와 관련해 검사장들이 집단으로 의사표시 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수괴로 재판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관행에 완전히 어긋나게 구속 취소됐는데도 한마디도 안 했던 사람들"이라고 반박했다.

또 "일선에서 그런 의견이 있다고 하면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지, 집단으로 의사표시 하는 것은 검찰 발전을 위해서라도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아울러 사실관계를 다르게 주장한 일부 검사에 대한 경위 파악도 예고했다.

다만 정 장관은 자신을 둘러싼 '사퇴 요구'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전 정권하에서 일종의 정치 보복적인 수사 하나 때문에 장관이 책임지고 사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