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옥살이" vs "증인 회유 우려"…삼부토건 경영진 보석심문 공방

이일준 "김건희·이종호 몰라"…이응근 "신경영진에 이용 당해"
특검팀 "증인 회유 우려 커…석방 불가" 맞서

이일준 전 삼부토건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나와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5.7.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가 법원에 보석 인용을 호소했다.

이 회장은 김건희 여사나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일면식이 없음에도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고 있다며 이 전 대표는 신경영진에 이용당했을 뿐이라고 호소했다.

반면 특검팀 측은 이들이 불구속 재판을 받게 될 경우 증인들과 접촉해 회유할 가능성이 있다며 석방돼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13일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일준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의 보석 심문 기일을 진행했다.

이응근 "신경영진에 이용당한 것…주가 관련 내용 전혀 몰라"

이 전 대표의 변호인은 이날 "검사의 기소에 대해 매우 억울한 심경"이라며 "일련의 계획을 알지 못한 채 개별 행위를 단편적으로 행한 피고인(이 전 대표)에게 죄를 묻는 것은 너무나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이 전 대표의 변호인은 "이일준 회장 등은 9월경부터 신경영진끼리만 소통하는 텔레그램 방을 개설하고 우크라이나 보도자료 배포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했다"면서 "피고인은 대화방에 참여를 못 했고 존재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은 신경영진의 의사 결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소외됐다"며 "누가 주가 부양을 주도했는지, 어떤 공모가 있었는지 전혀 모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정교하게 만들어진 계획의 일부라는 것을 모르고 수주 마련으로 알고 삼부토건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뿐이었다"며 "신경영진이 피고인을 이용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신경영진이 죄를 덮어씌우려고 하는 가운데 방어권을 행사해야 하는데 구속 상태에서는 증인신문 준비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이제 삼부토건의 대표가 아니라 임직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고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모두 마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반면 특검팀은 "피고인은 삼부토건에서 넓은 인적 관계를 형성했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조성옥 전 회장 등과 같이 불리한 증언을 한 직원들을 우회적으로 접촉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반박했다.

또 "피고인은 신경영진들과 이해관계를 달리한다고 하지만 공범들을 허위 주가 부양 공모관계를 공통으로 부인하고 있으므로 기본적인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출석한 이 전 대표는 "회사가 잘됐으면 하는 취지에서 신경영진들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하면서 수주도 하고 잘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출장을 갔던 것"이라며 "주가가 관련돼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남은 재판에 성실히 임하고 어떤 직원들과도 접촉하지 않을 것을 맹세하겠다"고 말했다.

이일준 "김건희·이종호 몰라…억울하게 옥살이"

재판부는 이 전 대표의 심문을 마치고 곧바로 이 회장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다.

이 회장의 변호인은 "이사건은 이른바 멋쟁해병 카 카톡방에서 이종호 전 대표가 올린 카카오톡 메시지로 수사가 시작됐지만 현재 수사 결과 김 여사·이 전 대표와 아무런 관계없고 일면식 없으며 회사 정상화를 노력하다 빈털터리로 쫓겨난 피고인만 재판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식 매각으로 193억 원을 취득한 것으로 공소장에 기재된 조 전 회장은 기소도 되지 않고 이 회장만 재판받는 것은 가혹하다고 밝혔다. 또 이 회장에 대한 공소사실이 구체적이지 않고 추측성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회장 측은 "이 회장은 이 전 대표와 조 전 회장의 주장과 이해가 상반되는 측면이 있으므로, 석방돼도 이들과 허위 진술 모의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법원에서 무고함을 밝힐 것"이라며 "회피하거나 도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특검팀은 "피고인은 삼부토건 회장이자 당시 최대 주주인 디와이디 회장으로서 두 회사를 지배한 사람"이라며 "피고인이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공판을 받게 되면 측근인 주요 증인과 접촉해 불리한 진술들을 번복시키기 위해 회유하고 말을 맞추고자 할 염려가 상당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피고인과 이기훈 전 부회장은 지시·실행 관계 정점에 있었고 주요 의사소통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전 부회장을 회유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개미들 투자금을 이용해 회사 위기를 극복하고 이를 통해 경영권을 유지했다"며 "피고인이 개인적인 이득을 취득하지 않았다는 건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직접 발언에서 "김 여사나 이 전 대표를 전혀 알지 못하고 관계도 없다. 정말 억울하다"며 "이 사건으로 단돈 10원도 개인적으로 이득을 취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공소장을 수십 번 읽어봐도 언제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르겠다"며 "죄 없이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주장을 검토한 후 보석 인용·기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삼부토건 측은 지난 2023년 5월 폴란드에서 주최한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해 각종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해 주가를 띄운 후 보유 주식을 매도해 부당이익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 전 대표, 조성옥 전 회장, 이기훈 전 부회장 등이 이 과정에서 369억 원 규모의 부당이득을 취득했다고 보고 이들을 재판에 넘겼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를 개시한 후 첫 기소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7월 18일 이 회장과 이 전 대표에게 "도망할 염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 이 회장은 이달 2일 각각 보석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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