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관·경찰서 휘저은 '캡틴 아메리카' 2심도 징역 1년 6개월

中 대사관 무단진입 시도…경찰서 유리 깨고 내부 진입 시도도
"범행 동기·경찰 직무집행 장애 초래…공권력 끼친 영향 감안"

영화 마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중국대사관과 경찰서 난입을 시도한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 안 모 씨. 2025.2.22/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영화 마블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하고 중국 대사관과 경찰서에 난입하려 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9-2부(부장판사 류창성 정혜원 최보원)는 25일 건조물 침입 미수·공용 물건 손상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안 모 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안 씨에게 정신적으로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것은 알지만 범행 동기·의도, 경찰공무원을 방해하면서 직무 집행에 상당한 장애를 초래하는 과정에서 보인 태도, 공권력에 끼친 영향 등을 감안할 때 원심 형을 변경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안 씨는 캡틴 아메리카 복장으로 윤 전 대통령 지지 시위에 참여했던 인물로, 지난 2월 14일 주한중국대사관 무단 진입을 시도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아 왔다.

이 과정에서 안 씨는 지난 2월 20일 자신을 '빨리 수사해달라'며 남대문경찰서 1층 출입문 유리를 깨고 내부에 진입하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같은 달 22일 구속됐다.

자신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잠입(블랙) 요원이라고 주장해 온 안 씨는 경찰에 미군과 유엔안전보안국 위조 신분증을 제시한 사문서위조·행사 혐의도 받았다. 안 씨는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으며 미국을 오간 기록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 정보기관(모사드), 인터폴, 유엔안전보안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해외 주요 기관의 위조 신분증 총 5종을 '직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 1심은 "자신의 개인적·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킬 의도로 범행했다. 범행 과정에서 경찰을 극도로 경시하는 태도를 공공연하게 드러냈다"면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안 씨는 형이 지나치게 무겁다면서 항소했지만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