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성착취' 김녹완 무기징역 구형…"피해 회복 위해 노력"(종합)

피해자 측 "마음 깊이 죄송해 했으면" …金측 "공소사실 인정하고 반성"
234명 역대 최대규모 피해…'자경단' 공범들 모두 징역 구형

텔레그램에서 피라미드형 성폭력 범죄집단 '자경단'을 운영한 총책 김녹완(33·남) / 뉴스1 자료사진

(서울=뉴스1) 박혜연 기자 = 역대 최대 규모 텔레그램 성 착취방을 운영한 총책 김녹완(33)에 대해 검찰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판사 이현경) 심리로 열린 김녹완과 '자경단' 일당 10명의 범죄단체조직 등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검찰은 또 김녹완에 대해 전자장치 부착명령 30년과 보호관찰 5년 등을 명령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김녹완과 같이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은 강 모 씨에 대해 징역 14년과 신상정보 공개고지 명령 등을, 다른 '자경단' 일당 7명에 대해서는 각 장기 6~10년, 단기 4~5년의 징역을 구형했다.

피해자들의 법률대리인은 이날 결심 공판에서 "대부분 피해자들이 '어떤 금액으로 배상받아도, 어떤 사과를 해도 처벌을 하지 말아달라고 할 수 없다'고 했다"며 "피고인들이 피해자로서 면모도 갖고 있고 피해 입은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있다는 것을 피고인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 대리인은 "자신보다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미안함을 먼저 생각해줬으면 한다"면서 "특히 제가 어떤 피고인이라고 지칭하지 않겠지만 한 분은 피해자들뿐 아니라 피해자이자 피고인으로 서 있는 분들에게 마음 깊이 죄송해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녹완은 이날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통해 "저로 인해 피해 입은 피해자분들께 죄송하다. 평생 반성하고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저로 인해 가해자가 된 피고인 분들의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김녹완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사실관계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인정하고 반성해오며 본인이 직접 자료를 제출하는 등 협조했다"며 "재판 와서도 본인이 저지른 것을 목격하면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녹완 측은 "피해 회복을 위해서 노력한다고 하고 있지만 피해 정도가 중하다고 알고 있어서 합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는데 추후 노력할 예정"이라며 "피해자분들에게 사과 편지를 쓰고 있는데 받을 의향이 있다고 하면 어떤 방법으로든 전달할 생각이니 그런 부분을 (재판부에서) 고려해달라"고 요청했다.

김녹완은 지난 2020년 5월 텔레그램에서 피라미드형 성폭력 범죄집단 '자경단'을 만들어 올해 1월까지 남녀 피해자 234명을 상대로 성 착취물을 제작하거나, 협박·심리적 지배 등을 통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이는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피해자 73명)과 '서울대 N번방'(피해자 48명)보다 많고 피해자 중 10대는 159명에 이른다.

김녹완과 '자경단' 조직원들은 아동·청소년 피해자 49명의 성 착취물 1090개를 제작하고 이 중 36명의 성 착취물을 배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 피해자 10명을 협박해 나체사진 286장을 촬영하게 하고, 그중 7명의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피해자 47명의 허위 영상물을 반포하고 피해자 75명의 신상정보를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녹완은 단독으로 아동·청소년 피해자 9명에게 자신이 섭외한 남성(일명 오프남)과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나체사진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한 후 스스로 오프남 행세를 하며 강간했고 그중 3명에게 상해를 입혔다. 같은 수법으로 성인 피해자 1명도 두 차례 강간했다.

김녹완은 362회에 걸쳐 본인의 강간 범행을 촬영하고 관련 영상물 758개를 소지했고, 또 피해자 2명에게 신상을 유포할 것처럼 협박해 총 360만 원을 갈취한 혐의도 받는다.

김녹완은 피해자들에게 자신을 '목사'라고 부르도록 해 '목사방'이라고도 불렸다. 그는 조직원에게 '전도사', '예비 전도사' 등 직위를 부여하고, 전도사가 김녹완과 예비 전도사 사이를 잇는 체계를 구축했다.

전도사는 자신이 포섭한 사람을 김녹완에게 연결하고, 협박·성착취물 제작·유사강간·박제채널 생성 및 홍보 등 김녹완의 지시 사항을 수행했다. 예비 전도사는 전도사에게 피해자 포섭 방법 등을 교육받아 피해자 물색에 나섰다. 조직원이 조직을 떠나려 할 때는 '박제 채널'을 생성해 이들의 영상을 유포했다.

이들의 선고 기일은 10월 13일 오후 2시에 열린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