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되는 김건희 '매관매직' 의혹…KT 등 공기업·금융권 수사 가시권
김건희특검,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과 맏사위 박성근 전 검사 소환 조사
이배용 등 매관매직 의혹 확산…공기업·금융권 인사개입 수사 가능성
-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김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향후 김 여사의 인사 개입 의혹이 제기된 공기업과 금융권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지 관심이 모인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김 여사에 대한 구속기소 이후 특검팀은 '매관매직 의혹'의 중심에 있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서성빈 드론돔 대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전날(2일) '서희건설 금품 청탁 의혹'과 관련해 이 회장과 맏사위인 박성근 전 검사를 동시 소환해 조사했다. 지난달 28일 박 전 검사와 이 전 위원장, 서 대표 주거지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지 닷새 만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22년 대선 직후 김 여사에게 6000만 원 상당 반클리프앤 아펠 목걸이와 3000만 원대 브로치와 2000만 원대 귀걸이 등 고가 물품을 주고 맏사위인 박 전 검사에 대한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최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자수서를 제출한 바 있다.
실제 박 전 검사는 2023년 6월 김 여사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직전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초대 비서실장직에 발탁됐다.
휠체어를 타고 출석한 이 회장은 전날 점심·휴식시간을 포함해 7시간 정도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은 자수서 내용을 확인하고 이른바 '나토 목걸이' 등 고가 장신구를 건넨 경위와 청탁 등을 추궁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박 전 검사도 오후 2시부터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특검팀이 이 회장과 박 전 검사를 소환한 것은 이른바 김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또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대표가 2022년 9월 사업상 편의를 제공받기 위해 김 여사에게 5000만 원 상당의 바셰론 콘스탄틴 시계를 선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 대표는 2022년 5월 미국의 한 로봇개 회사와 총판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9월 대통령 경호처와 3개월간 1800만 원대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서 대표는 2022년 6월 해당 시계를 사서 김 여사에게 건넨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김 여사 부탁으로 구매를 대행한 것이며 VIP 할인을 받아 3500만 원을 주고 샀는데 500만 원만 받고 나머지 금액은 돌려받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사업 특혜 논란에 대해서는 수익은커녕 손해만 봤다는 입장이다.
시계를 선물 받은 김 여사는 서 대표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출근길 문답인 '도어스테핑'을 도와달라며 대통령실 홍보수석 자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김 여사를 통해 인사 청탁을 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국가교육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래 2022년 9월 새로 신설된 대통령 소속 행정위원회다.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김 여사의 모친이 운영하는 요양병원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10돈짜리 금거북이와 함께 이 전 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쓴 것으로 보이는 편지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거북이 유통 과정 등을 추적한 결과 이 전 위원장이 전달한 것으로 특정됐다.
그러면서 특검팀은 지난달 28일 이 전 위원장 거주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조만간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 총장 출신인 이 전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장 등을 지내고 이봉관 회장이 이끌고 있는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금거북이 의혹이 불거지자 이 전 위원장은 지난 1일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언론에 보도된 내용의 사실 여부는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에 대한 특검팀의 수사가 향후 KT 등 공기업은 물론 금융권 인사 개입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KT새노조 등은 최근 김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 씨 세력이 KT에 불법적으로 인사 개입을 했다며 특검에 고발장을 제출한 상태다. 이들은 김 여사와 대통령실 등이 윤석열 정부 당시 KT 사장 및 임원 인사에 불법적으로 개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각에선 KT의 한 금융권 계열사 사장 인선에도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법무부로부터 'KT 인사 개입 의혹 사건'을 넘겨받아 면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조만간 해당 의혹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 등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검팀 안팎에선 금융권에 대한 수사도 조만간 막이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검팀은 각종 청탁 의혹을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 씨가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권 인사에 광범위하게 관여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특검팀은 금융권 등 인사 청탁 창구로 전 씨가 고문으로 있던 윤 전 대통령 대선 캠프 내 네트워크본부를 주시하고 있다. 네트워크본부는 전 씨를 둘러싼 무속인 관여 논란이 일면서 2022년 1월 공식 해산했다.
또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지목된 김예성 씨가 설립에 관여한 회사에 금융·투자사들이 대가·보험성 투자를 한 의혹도 있다.
현재 이른바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선 신한은행과 JB우리캐피탈, KB캐피탈, 한국증권금융, 키움증권(다우키움그룹) 등 금융 및 투자사들이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미 신한은행 등의 관계자들은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이와 함께 김 여사의 측근과 전 씨가 특정 금융지주 회장 후보 선임은 물론 계열사 대표 인사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특검팀도 해당 의혹에 대해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gayunlov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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