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금융통' 검찰 요직에…'李 수사·金 무혐의' 검사 한직으로

중앙 1차장·대검 기획 사상 첫 여성…반부패부, 민생사건 중점 수사
대장동·대북송금 관여했거나 김 여사 처분 검사, 사직·좌천성 발령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모습./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법무부가 21일 단행한 이재명 정부 첫 검찰 중간간부 인사에서 여성과 경제·금융 수사에 능한 검사들이 요직에 중용됐다.

중앙지검 최선임 차장과 대검찰청 기획 업무를 관장하는 정책기획과장에 사상 처음으로 여성 검사가 배치됐다. 중앙지검 반부패 수사진용은 금융 사건 수사 전문가들이 채워져 민생사건 수사에 역량을 쏟을 전망이다.

반면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이재명 대통령 수사를 맡았거나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을 무혐의 처분한 검사들은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법복을 벗었다.

21일 법무부에 따르면 최재아 김천지청장은 여성 검사로는 사상 처음으로 1차장검사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18년 이노공 전 법무부 차관이 첫 중앙지검 여성 차장(3차장)으로 임명된 지 7년여 만이다.

중앙지검의 1차장은 전국 최대 검찰청인 중앙지검 형사 사건을 총괄하고, 지검장 공석 시 업무를 대행하는 요직이다. 과거 검사장 보직이었다.

일선 검찰 인사·기획 업무를 관장하는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도 여성인 나하나 서울중앙지검 기획담당관이 배치됐다. 이 역시 검찰 출범 후 최초다. 정책기획과가 수사·기소 분리 등 검찰개혁 업무 주무 부처라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수수사를 맡는 반부패수사부에 경제·금융통 검사를 대거 배치한 것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새 정부에서 반부패수사부가 정치적 사건보다 민생범죄에 치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고 볼 수 있다.

이준호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은 같은 청 4차장검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앞서 증권범죄합동수사단, 해외불법재산환수합동조사단 검사와 경제 사건을 맡는 대검 형사1과장을 지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2·부장에는 각각 이희찬 대검 형사1과장, 김봉진 법무부 상사법무과장, 한문혁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장이 배치됐다. 김 과장은 과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을 맡은 검찰 내 대표적인 회계 전문가다. 한 부장검사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한 금융·조세통으로 분류된다.

중앙지검 반부패부와 호흡을 맞출 대검 반부패수사1과장에는 대검 사이버수사과장·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장을 지낸 안동건 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부장이 임명됐다. 2과장은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장을 맡고 있는 안청주 대검 인권감동담당관이 내정됐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과거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1·3부장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수사를 맡았던 엄희준 부천지청장과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은 각각 광주고검, 대구고검 검사로 이동한다.

지난 5월 대법원에서 파기환송 된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공소유지에 관여한 이성식 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대구고검 검사로 임명됐다.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수사한 김영철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는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났다.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 대통령을 수사한 서현욱 수원지검 형사6부장은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한 유민종 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장은 광주고검 전주지부 검사로 각각 배치됐다. 대장동 사건 공소 유지를 맡았던 호승진 대검 디지털수사과장은 법무연수원으로 옮긴다.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를 소환·기소한 허훈 수원지검 공공수사부장은 인사를 앞두고 사표를 내면서 의원면직 처리됐다.

김 여사 수사에 관여했던 검사들도 주요 보직에서 밀려나거나 검찰을 떠났다.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무혐의 처분한 박승환 중앙지검 1차장은 인사를 앞두고 사표를 냈고, 김승호 형사1부장은 부산고검 검사로 옮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의 맡은 최재훈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으로 자리를 옮긴다.

창원지검에서 공천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한 이지형 부산지검 2차장검사도 대전고검 검사로 배치됐다. 남부지검에서 건진법사 사건을 맡은 이희동 1차장은 부산고검 검사로 발령 났다. 다만 이 차장은 앞서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