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이명박·윤석열 구속된 321호…'전직 영부인' 김건희 운명 결정

심사 직전 319호→321호 법정 변경…역대 정권 '1인자' 줄줄이 구속
정경심은 발부, 이재용·이재명은 기각…김 여사 남부구치소 대기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5.8.12/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역대 정권의 '1인자'들이 구속을 피하지 못했던 서울중앙지법 321호에서 전직 영부인 중 처음으로 구속 기로에 놓인 김건희 여사의 운명이 결정된다.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구속 등 정·관계 인사뿐만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재벌 총수들까지 321호에서 수감 여부가 판가름 났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10시 10분 주가조작·공천개입·부정청탁 등 각종 의혹을 받는 김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서울중앙지법 321호에서 열었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심사는 319호와 321호 등 2곳에서 열리는데 통상 영장전담 판사 배정에 따라 지정된 법정이 사용된다. 앞서 정 부장판사는 대부분의 심리를 319호에서 진행했다.

당초 서울중앙지법도 319호에서 심사를 열 예정이었으나 다른 영장심사와 중복된 일정을 고려해 심사 직전 321호로 법정을 변경했다. 321호 법정이 법원 복도 끝에 자리해 보안을 고려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321호 법정은 정관재계 주요 인사들과 인연이 깊은 곳이다. 2017년 3월 30일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 기로에 놓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8시간 40분가량 심사를 받은 뒤 다음 날 새벽 3시쯤 구속 수감됐다.

2018년 110억 원대 뇌물 수수와 350억 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영장심사 법정도 321호로 지정됐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자 법원은 서면심사로 대체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투자 의혹을 받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도 2019년 321호에서 심사를 받고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은 2020년 6월 부당합병 의혹으로 321호에서 영장심사를 받았다. 앞서 두 번의 심사 중 한 차례 구속된 이 회장은 두 번째 구속은 면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321호에서 구속 기로에 놓인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시절인 2023년 9월 백현동·대북송금 의혹으로 이곳에서 9시간 넘는 심사를 받은 끝에 구속영장 기각을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과 달리 지난 7월 9일 12·3 비상계엄 사태로 두 번째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321호에서 6시간 40분여 심사를 받고 이튿날 영장 발부로 구속 수감됐다.

그로부터 한 달여 뒤 배우자인 김 여사도 같은 법정에 출석하면서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게 됐다.

다만 심사 종료 후 미결수 신분으로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법원 결정을 기다린 전직 거물급 인사와 달리 김 여사는 서울 구로구에 있는 서울남부구치소에서 구금돼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이 수감 중인 서울구치소에 머무를 예정이었으나, 특검팀은 전날 서울구치소 측 요청으로 법원에 장소를 변경 신청했다고 밝혔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