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외압 폭로' 안미현 "억울한 성범죄자 보완수사로 누명 밝혀"

보완수사권 폐지 우려…"피해자는 평범한 삶 살아가는 국민 될 것"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와 관련한 외압 의혹을 폭로했던 안미현 검사가 15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 교육문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18.5.15/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기자 =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의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한 안미현 서울중앙지검 검사(46·사법연수원 41기)가 검찰개혁의 하나로 추진 중인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우려했다.

안 검사는 지난 6일 오후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저는 더 이상 당신의 목소리를 들어줄 수 없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그간 저는 잘못된 검찰권 행사라며 국민들의 지탄을 받은 사건에 대해 제가 직접 수사나 지휘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는 이유로 '공식'적으로 사과한 바 없다"며 "저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 검사는 이어 "검찰 구성원이면서 내가 보지도 않은 기록에 대해 '대외'적으로 비판하는 것을 경솔함이라 치부하며 눈을 감고 입을 닫고 뒤로 숨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 검사는 "오늘날 검찰 해체를 국민 대다수가 열망하고, 다른 중요한 많은 이들을 뒤로한 채 검찰개혁이 최대의 국정 과제가 되도록 한 것에 대해 검찰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들께 '공개'적으로 사죄드린다"고 썼다.

그러나 안 검사는 억울하게 성범죄자는 누명을 써 구속됐다가 자신의 직접 구속취소했던 사건을 언급하며 보완수사권 폐지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안 검사에 따르면 과거 한 피의자는 강간상해죄로 경기도에서 근무하다 체포돼 대구에서 구속됐다. 이후 보완수사를 통해 억울하게 성범죄자라는 누명을 쓴 사실을 밝혀 구속취소했고, 허위신고를 한 여성은 무고죄로 기소해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안 검사는 "체포된 피의자는 심적으로 많이 위축돼 처음에는 제대로 진술조차 못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아마 구속영장 청구를 담당했던 다른 검사 앞에서는 더더욱 제대로 본인의 억울함을 진술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직접 조사 당시 상황에 대해 "저와 수사관님이 사건 현장인 대구 소재 모텔도 가고,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피해자가 합의금을 노리고 자해로 상해까지 만들었다는 것을 밝히고 나니 어느덧 검찰 구속기간 20일을 거의 다 채우고서야 피의자를 구속취소하여 석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저러한 사건의 경우 검사는 직접 2차적 보완수사를 할 수도 없고, 다른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하라고 요구할 수 없어 아무리 피의자가 억울하다고 이야기를 하여도 저는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게 된다"고 썼다.

아울러 신속히 피의자의 변호인이 신고 여성에 대한 무고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한다고 하여도 구속기간 내 허위신고를 밝힐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나아가 "이대로라면 피해를 보는 국민은 누구나 이름만 대도 알만한 재력가, 권력자, 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국민들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ausur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