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흥지구 의혹' 김건희 일가 압색 나선 특검…문고리 3인방 조사

김건희家·김선교 등 8곳 압색…유경옥·정지원 소환조사
'1심 무죄' 양평군청 공무원 2심 첫 재판서 "기일 추정" 요청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실 압수수색에 나선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김 의원실에 박스를 든 특검 수사관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5.7.2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이 25일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을 정조준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내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 김 여사 모친 최은순 씨와 오빠 김진우 씨 거주지 및 사무실 그리고 위 개발 사업을 시행한 경기 남양주 소재 이에스아이엔디(ESI&D)의 사무실과 온요양원 등 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온요양원에 대한 압수수색은 요양원 건물 1층에 위치한 이에스아이엔디 사무실을 대상으로 공흥지구 개발 사업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입소자 노인 학대 의혹'으로 경찰 고발된 사건은 이날 압수수색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의혹은 최 씨가 설립하고 김 씨가 대표로 있는 가족기업 이에스아이엔디가 2016년 공흥지구 개발 사업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경기 여주·양평군에 지역구를 둔 김 의원은 당시 양평군수였다.

김 의원은 2022년 3월 양평군수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현장에서 윤 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하며 "내가 허가를 잘 내줬다", "장모님 일로 (당선인이) 미안해했다" 등 발언한 사실이 알려졌다.

당시 공흥지구 개발 사업을 맡은 양평군청 공무원 3명은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4부(부장판사 김희석)에서 항소심 재판 중이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특검팀이 '이 사건 재판이 당장 확정(판결)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의견서를 보냈다"며 재판 기일을 추정(추후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피고인 측도 검찰 요청에 동의하면서 재판부는 기일을 추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김건희 특검의 문홍주 특별검사보는 이날 오후 2시 30분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을 통해 "저희 수사 내용이 이전에 수사한 것을 보탤 것도 있고 다시 살펴볼 것도 있어서 그렇게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김 의원 측에서는 '9년 전 양평 군수 당시의 사건 재수사를 위해 이날 국회의원과 의원실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문 특검보는 "기존 (무혐의 처분된) 사건에서 다른 시각으로 본다는 의미가 있다"고 반박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뇌물 사건, 명품 가방 등 금품수수 사건, 공천권 개입, 부당한 선거개입 사건 등과 관련해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내 김 여사 주거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 컴투스홀딩스 사무실, 컴투스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앞서 서울남부검은 해당 사건 관련해 한 차례 김 여사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문 특검보는 '압수수색 재집행' 관련해 "천려일실(千慮一失), 혹시 하나라도 (수사의 단서가) 빠져나갈까 봐"라며 "경험상 그런 데서 의외로 많은 자료가 나온다. 자료가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특검팀은 김 여사의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조연경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지난 23일 9시간 넘게 소환조사하고 이날 유경옥·정지원 전 행정관을 불러 조사한다. 2022년 6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유럽을 순방하면서 불거진 여러 의혹들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당시 6000만 원대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를 착용한 것과 관련해 본인 소유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또한 당시 민간인 신 모 씨가 관용여권을 받아 동행하고 귀국 때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한 경위도 파악 중이다. 신 씨는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의 아내다. 이듬해 7월 나토 순방 당시 김 여사가 리투아니아 현지 명품 매장 방문 논란 등도 수사하고 있다.

유 전 행정관은 통일교 측이 김 여사에 대한 선물 명목으로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건넨 샤넬 백을 직접 받아서 다른 가방과 신발로 교환한 인물이다. 그는 이날 오전 9시 56분쯤 특검 사무실 앞에 도착해 "샤넬 백 두 개를 다른 물건으로 교환한 게 맞느냐", "김 여사가 이 사실을 알고 있었나", "물건들이 김 여사에게 전달됐나", "순방 때 착용한 목걸이는 누가 준 것이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묵묵부답한 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정 전 행정관에 대한 소환조사는 이날 오후 5시로 예정돼 있다.

younm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