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전·단수 지시 의혹' 이상민, 내란특검 출석…질문엔 '묵묵부답'

출범 후 첫 소환…언론사 단전단수 외 위증·안가회동도 조사
주거지 압색 후 소방청장·차장 등 줄소환…내란 혐의 적용 검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 관련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5.7.25/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황두현 유수연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내란 특검팀)이 25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소환했다.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와 위증 의혹, 계엄 해제 당일 '안가 회동'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56분쯤 특검 조사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전 장관은 '단전 지시 혐의 아직도 부인하는 입장이냐', '부하 직원들이 상반된 진술 내놨는데 어떤 입장인지', '조사에서 어떤 점 소명할 계획인지' 등 취재진 질의에 일체 답하지 않았다.

내란 특검팀이 출범 후 이 전 장관을 소환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을 상대로 비상계엄 선포 전후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직권을 남용해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이 전 장관은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한겨레, 경향신문, MBC, JTBC, 여론조사기관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소방청장에게 전화해 "경찰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조치하라"고 한 혐의를 받는다.

반면 이 전 장관은 별도 지시를 받아서가 아니라 윤 전 대통령 집무실에 들어갔을 때 서류에 단전·단수가 적힌 내용을 얼핏 봐 특이사항 점검을 위해 소방청장에게 전화했다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의 지시는 허석곤 소방청장을 거쳐 이영팔 소방청 차장에게 전달된 뒤 황기석 전 서울소방재난본부장에게 하달됐다는 게 특검팀 판단이다.

특검팀은 지난 17일 이 전 장관의 주거지와 소방청, 행정안전부 서울청사 등 9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후 18일 황 전 본부장, 22일엔 이 차장과 허 청장 등을 소환해 혐의를 다졌다.

특검팀이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선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 대접견실 테이블 위에 있는 문건을 들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장관이 이같은 혐의에 대해 수사 기관과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거짓 증언을 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그는 지난 2월 11일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에 대한 조치를 구두로라도 지시받은 적 있습니까'라는 질의에 "전혀 없습니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또 계엄 해제 당일인 지난해 12월 4일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에서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만나 2차 계엄 또는 계엄 수습 방안을 모의했다는 의혹도 파악할 계획이다. 계엄 가담·방조 여부에 따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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