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보이스피싱에 법인 계좌가…합수단 "통장 개설 절차 강화" 요청

"고의로 폐업 반복 법인 계좌 발급 대표자, 통장 개설 제한해달라"
은행원 보이스피싱 조직 가담 대포통장 발급…내부통제 강화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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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상혁 신병남 기자 = 검찰이 은행권을 비롯해 저축은행·상호금융업권 등 금융권에 법인 명의의 통장 개설 절차 강화를 촉구했다.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에 법인 계좌가 대포통장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고의로 폐업을 반복해 법인 계좌를 발급받는 대표자에 대해선 일정 기간 통장 개설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최근 모 지방은행 소속 직원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해 대포통장 개설을 도맡는 사례가 발생한 만큼, 내부통제 강화도 당부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과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8일 은행권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와 간담회를 갖고 은행권에 통장 개설 절차 강화 방안을 요청했다.

간담회에는 은행연합회·금융투자협회·저축은행중앙회·농협중앙회·신협중앙회·수협중앙회·새마을금고중앙회·산림조합중앙회 등 금융협회 관계자도 참석했다.

회의에서 합수단은 대포통장 유통 실태와 문제점과 관련한 사례를 공유하고, 금융권과 통장 개설 절차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합수단은 보이스피싱 연루 등 반복적인 지급정지 사고가 발생한 법인(대리인)에 대해선 일정 기간 계좌 개설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도 대포통장 사건에 연루된 법인의 경우 일정 기간 추가 계좌 개설이 제한돼 있긴 하나, 해당 법인의 대표자가 고의로 폐업 후 새 회사를 설립해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엔 막지 못하고 있다.

당시 간담회에선 금융회사 간 정보를 모아 대표자의 과거 이력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합수단은 법인 대리인을 통한 계좌 개설 시 신분 확인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계좌 개설 시 명의인과 대리인 간 관련성을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하는 등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하기로 했다.

내부통제 강화도 당부했다. 합수단은 지난 7월 190개의 대포통장을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게 대여한 범죄조직을 적발했는데, 해당 조직에는 현직 은행원도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사례가 나온 만큼, 내부통제에 대해 신경 써달라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전했다.

은행권은 합수단이 요청한 개선방안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대포통장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합수단은 5년간 상습적으로 2개 유령법인 명의로 24개 지사를 설립해, 88개 대포계좌를 유통해 온 조직원을 재판에 넘겼다.

또 140여개 유령법인을 순차적으로 설립, 계좌를 개설해 보이스피싱에 제공한 대포통장 유통 조직원 2명을 구속 기소하기도 했다.

한편 정부는 합수단 운영 기간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출범한 합수단은 1년간 국내 대포통장 유통 총책 등 280명을 입건하고, 86명을 구속했다.

hyu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