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문건' 조현천, 영장심사 종료…취재진 피해서 지하로
직권남용·정치관여 혐의…법원 지하주차장으로 입장
조 "통상적 얘기 했다"…구속 여부 오후 늦게 나올듯
-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계엄 문건 작성을 지시하고 윗선에 보고한 의혹을 받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의 구속전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종료됐다.
직권남용 및 정치관여 혐의를 받는 조 전 사령관의 영장실질심사는 31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서부지법 정인재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돼 약 50분만인 11시20분쯤 종료됐다.
이날 조 전 장관은 남부구치소를 출발한 뒤 취재진을 피해 서울서부지법 정문이 아닌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통해 법정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피의자들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때 대부분 정문을 통해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조 전 장관이 정문을 피해 들어간 것은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0여분간 진행된 조현천 영장실질심사…구속 여부 오후 늦게
현재 조 전 사령관이 받고 있는 혐의는 지난 2016~2017년 당시 △계엄 문건 작성 지시 △계엄군을 통한 내란예비·음모 △보수시민단체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 개입 등이다.
조 전 사령관에 대한 의혹들은 지난 2016년부터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과 관련이 있다. 당시 조 전 사령관은 자유총연맹의 회장 선거에 개입해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개입하고 부하들에게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또 기무사 부하들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 집회를 개최하도록 하고 칼럼, 광고를 게재토록 한 혐의도 있다.
이뿐 아니라 2017년 2월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을 탄핵 결정을 내릴 것에 대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의혹을 받는다.
조 전 사령관이 지시한 계엄 문건에는 탄핵심판 선고일을 'D-데이'로 삼아 △위수령 및 계엄 발령 △시위대 통제를 위한 부대 동원 △국회에 의한 계엄해제 시도 시 국회 해산 건의 △언론보도 통제 △집회시위 통제 △정치인 가택연금 등의 요건을 검토하는 구체적 계엄 실행을 위한 계획이 담겼다.
◇구속영장 청구 때 내란예비 혐의 뺀 검찰…조현천 신변 확보 우선한듯
이날 검찰은 조 전 사령관에 대해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 기무사 예산, 여론 형성 등과 관련한 직권남용, 정치관여 혐의로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조 전 사령관에게 제기된 의혹 중 내란 예비, 음모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검찰이 직권남용 및 정치관여 혐의로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조 전 사령관의 신병 구속을 우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 전 사령관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해 제대한 이후, 12월에 미국으로 도주했다. 시민단체들이 조 전 사령관을 고발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독립 수사단 구성을 특별 지시하며 군·검찰 합동수사단이 꾸려져 수사가 진행됐지만, 조 전 사령관의 행방 등의 문제로 기소중지 처분됐다.
조 전 사령관은 여권 무효화 및 인터폴 적색수배에도 불구하고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귀국하지 않고 버텼다. 이후 지난해 9월 현지 변호인을 통해 자진 귀국 및 수사 협조 의사를 밝힌 뒤 돌아와 수사가 재기됐다.
이처럼 오랜 시간 동안 조 전 사령관의 행방 때문에 수사를 진행하지 못했던 검찰는 확실하게 구속영장이 발부될만한 혐의로 우선 신병을 확보하고 다른 혐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조 전 사령관 측 "통상적 이야기해…특별히 드릴 말 없어"
조 전 사령관은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오전 11시28분쯤 서울서부지법에서 호송차를 타고 남부구치소로 돌아갔다. 조 전 장관은 영장실질심사 종료 후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조 전 사령관 측 변호인은 취재진들과 만나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대해 "통상적인 이야기를 했고 특별히 드릴 말씀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조 전 사령관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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