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문건' 이어 '기무사 해체'도 서부지검에…文 겨누나

한변 "文이 수사 결과 나오기 전 해체 지시…직권남용"
조현천 "귀국, 수사협조"…'불기소' 검찰, 판단 바꿀까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의 모습. 2018.3.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해체와 관련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서울서부지검이 수사하게 됐다. 앞서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문건' 관련 사건들도 서부지검이 담당하고 있어 향후 수사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서부지검은 보수 성향 변호사단체인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이 문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한 사건을 최근 넘겨받아 형사5부(부장검사 이병주)에 배당했다.

문 전 대통령은 세월호 유가족을 사찰하고 계엄령을 검토했다는 이유로 2018년 기무사를 폐지하고 군사안보지원사령부를 창설했다.

한변은 당시 문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군·검 합동수사단이 수사에 나섰는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기무사 폐지를 지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변은 또 기무사 해체를 촉발한 '계엄령 문건' 유출 경위도 검찰이 밝히라고 요구하고 있다. 해당 문건이 군사비밀이기 때문에 관련자들을 기밀누설 혐의로 처벌해야 한다는 취지다.

◇ 기소중지·불기소 처분된 계엄 문건 사건

현재 계엄령 문건 작성과 유출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부지검이 문 전 대통령 고발 사건까지 맡으면서 기무사 관련 수사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계엄 문건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던 2017년 2월 기무사가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이다. 탄핵이 기각되면 계엄령 및 위수령을 공포하고 군 병력을 투입해 시위를 진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건의 내용은 2018년 7월 이철희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했다. 군인권센터는 다음날 내란음모 등 혐의로 박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 관계자 등을 고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국방부에 수사단 구성을 지시했다. 수사단에는 검찰까지 합류해 군·검 합동으로 꾸려졌다.

하지만 합수단은 2018년 11월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미국으로 건너가 진상파악이 힘들다며 기소중지 처분을 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전 권한대행 등도 조 전 사령관 소재가 파악될 때까지 참고인 중지 처분했다.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등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 '계엄 문건' 작성·유출 재점화…조현천 돌연 귀국 의사

이후 정권이 바뀐 뒤 여당이 계엄 문건 유출 혐의로 관련자들을 고발하고 핵심 피의자로 지목됐던 조 전 사령관이 귀국 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국민의힘 국가안보문란실태조사TF는 임 소장을 비롯해 송영무 전 국방부장관과 이석구 전 국군기무사령관을 지난달 14일 직권남용죄 및 군사기밀보호법상 군사기밀누설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미 불기소 처분한 적이 있는 검찰이 정치 상황의 변화에 맞춰 법리적 해석을 달리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군인권센터는 "집권여당이 재차 고발장을 제출한 것은 입맛에 따라 수사기관의 판단을 바꾸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사건은 지난달 16일 서부지검으로 이송됐다.

조 전 사령관이 돌연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힌 것도 심상치 않다. 조 전 사령관은 변호인을 통해 "계엄 문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자진 귀국해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정권이 바뀌고 여권이 계엄문건 공개를 재차 문제삼는 등 유리한 상황이 됐다고 조 전 사령관이 판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사건 역시 지난달 20일 서부지검에 이송됐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