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 "수사범위 넓히는 시행령 개정…부패범죄 대응 정상화"
법무부, '상위 법률 개정 취지 반하지 않는지' 등 15개 Q&A 자료 배포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법무부가 11일 검찰의 수사권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의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안에 대응하고자 시행령 개정을 통한 검찰의 수사개시 범위 확대를 추진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법률 개정안 취지를 무력화하려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 개정안 및 시행규칙(법무부령) 폐지안을 12~29일 입법예고할 예정이라면서 개정안 관련 Q&A 자료를 배포했다.
법무부는 중요 범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으로 규정한 검찰청법에 근거해 중요범죄의 구체적 범위를 대통령령 개정을 통해 설정했다.
이에 따라 공직자범죄로 규정된 '직권남용'과 '허위공문서작성', 선거범죄에 포함된 '매수 및 이해유도', '기부행위' 등을 부패범죄로 재분류해 사실상 공직·선거범죄 수사가 가능하도록 했고 방위사업 범죄, 마약·조직범죄도 경제범죄로 분류해 검찰의 수사개시 범위를 넓혔다.
법무부는 자료를 통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수사개시 범위를 확대한 이유 △현행 규정의 문제점 △부패범죄로 추가된 범죄 종류 △시행령 개정이 상위 법률에 반하는 것 아닌지 등 15가지 질문에 답변했다.
다음은 법무부가 배포한 답변자료 전문.
-검사 수사개시 범위를 축소한 개정법 취지와 달리 수사 개시 범위를 확대한 이유는 무엇인가.
▶법률 문언상 정부가 대통령령을 통해 부패범죄, 경제범죄를 포함한 중요범죄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한 것이 명확하다. 기존 대통령령은 합리적 근거 없이 과도하게 수사개시 범위를 축소해 그 시행 과정에서 부패범죄 대응에 중대한 공백을 초래했고 수사지연 및 절차 중복 등으로 국민에게 중대 피해가 발생했으므로 이번 개정으로 명확한 기준을 정해 정상화하려는 것이다.
-현행 규정의 문제점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현행 대통령령은 합리적 근거 없이 과도하게 수사개시 범위를 축소해 그 시행과정에서 국가의 부패범죄 대응에 중대한 공백을 초래했다. 또 검사의 보완수사를 통해 신속한 종결이 가능한 사건까지도 사건관계인이 검경을 오가며 거듭 조사받도록 해 수사가 지연되고 수사와 재판 절차가 여러 개로 쪼개지고 중복되는 등 국민에게 중대한 피해를 야기하고 있다. 현행 시행규칙은 합리적 근거 없이 신분, 금액 등 자의적 기준을 끼워 넣어 수사개시 범위를 제한해 혼선을 일으키고 금액 등은 수사 개시 단계에서 확정이 어렵기 때문에 수사 현실과도 괴리된다.
-개정법에 따르면 현행 대통령령에서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부분만 삭제하면 되는 것 아닌가.
▶법률 문언상 정부가 대통령령을 통해 부패범죄, 경제범죄를 포함한 중요범죄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한 것이 명확하다. 이번 개정을 통해 전체 법체계에 맞게 하위법령을 합리적으로 정비해 국가 범죄대응 역량을 회복하고 국민의 불편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하나의 범죄가 여러 유형에 해당하는 경우도 있어 기존에는 공직자범죄 등에 포함됐더라도 부패·경제범죄에도 해당되는 범죄가 있다. 공직자범죄 등을 삭제한 취지가 부패·경제범죄에도 해당되는 범죄의 수사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관련성을 검토해 필요한 범위에서 부패·경제범죄로 재분류했다.
-부패범죄로 추가된 범죄들은 무엇이고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에 규정된 부패범죄를 비롯해 과거 박상기·김부겸 전 장관의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에서 부패범죄로 명시됐던 뇌물, 배임수증재, 정치자금, 국고 등 손실, 직권남용, 범죄수익 은닉 등의 유형 중에서 주요 범죄를 선별했다. 공직윤리 및 부패방지 관련 기본법에 해당하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공익신고자 보호법' 등도 포함했다.
-검찰청법에서 공직자범죄가 삭제됐으므로 직권남용은 제외해야 하는 것 아닌가.
▶개정 검찰청법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라고 규정해 법률에 예시로 규정된 부패범죄, 경제범죄 외에도 검사의 수사개시가 가능한 중요범죄의 범위를 정부가 구체적 타당성을 고려해 대통령령을 통해 설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으므로 직권남용 역시 수사개시 범위로 규정할 수 있다. 현대 부패범죄의 양축은 뇌물과 직권남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직권남용이나 허위공문서작성 범행은 뇌물 등과 결합돼 하나의 사건을 구성하는 것이 부패범죄의 전형적 유형이므로 수사 실무에서도 일체로 취급할 필요가 있다.
-검찰청법에서 선거범죄가 삭제됐으므로 국민투표법·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 위반죄 등과 같이 선거범죄로 분류되던 범죄는 삭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선거범죄를 삭제한 취지를 부패범죄에도 해당하는 선거범죄의 수사를 막고자 하는 취지로 해석할 수는 없다. 개정안은 선거범죄 중 정치자금, 금권선거 범죄 등 부패범죄 성격이 명확한 행위 태양을 한정하고 금권선거의 경우에도 그 대상을 공직선거, 당내 경선, 국민투표로 제한했다.
-경제범죄로 추가된 범죄들은 무엇이고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나.
▶형법상 경제범죄와 각종 특별법상 회사, 회계, 조세·관세, 금융, 공정거래, 지식재산, 개인정보, 정보통신, 부동산, 국민건강, 마약·조직, 사행행위 범죄 중 경제와 관련된 중요 범죄를 선별했다. 경제범죄의 범위가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에 해당 범죄의 성격, 범죄의 중대성, 실무례 등을 종합 고려했다.
-마약 범죄가 경제범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나.
▶개정 대통령령은 경제범죄인지 논란 소지가 있을 수 있는 마약류 단순 소지, 투약 등 범죄는 제외하고 마약류 유통 등 범죄를 경제범죄로 규정했다. 마약의 유통과 관련된 범죄는 불법적인 이익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전형적인 경제범죄에 해당한다. 수사권 조정 이후 마약범죄 단속 인원이 감소하는 등 국가적으로 마약 범죄 대응 역량 회복이 시급한 점도 고려했다.
-범죄단체조직죄 등 조직범죄를 경제범죄로 볼 수 있나.
▶개정안은 경제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범죄만 수사개시 대상으로 규정했고 대표적으로 서민을 갈취하는 조폭, 기업형 조폭,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회발전에 따라 조직범죄도 전문화·기업화돼 범죄조직이 재개발비리, 금융다단계, 주가조작 등 경제 영역의 불법에 가담해 대규모 범죄수익을 취하는 신종 조직범죄가 성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범죄를 경제범죄로 인식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검찰청법은 수사개시 대상을 부패·경제범죄로 한정했는데 그 밖의 유형을 추가하는 것은 상위법률에 반하는 것 아닌가.
▶법률해석은 법률문언 자체의 해석이 우선하고 명백한 법률문언을 무시하는 입법 취지란 있을 수 없다. 정부가 시행령을 통해 그 밖의 유형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해석에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이번 개정법의 법안심사 과정에서도 당초 법사위를 통과한 위원회 대안은 "부패범죄, 경제범죄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였으나 본회의 수정안에서는 현행법과 동일하게 '중'이 '등'으로 환원돼 통과됐다.
-'사법질서 저해범죄'는 현행처럼 관련인지 대상으로 규정하면 충분한 것 아닌가.
▶사법질서 저해범죄는 독립된 범죄라기보다 기본적 국가사법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따라오는 부수적·기본적 범죄다. 개정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해 다른 범죄를 중요범죄로 추가하지 않고 부수적 범죄인 사법질서 저해범죄만 추가한 것이며 검사의 수사범위를 자의적으로 확대하고자 한 취지는 아니다.
-개별 법률에서 국가기관이 검찰에 고발·수사의뢰하도록 규정한 범죄는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개별 법률에서 고발이나 수사의뢰의 상대방을 검사 또는 검찰총장으로만 규정한 범죄들을 의미한다. 개별 법률의 취지를 존중하고 그 고발을 접수한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해석상 논란의 소지를 방지하기 위해 중요 범죄의 유형으로 구체화했다.
-'직접 관련성' 규정은 어떻게 달라지는 것인가.
▶검사가 이미 수사 개시한 사건이나 경찰이 송치한 사건과 범인, 범죄사실 또는 증거가 공통되는 사건은 기존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검사가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하되 개정 형사소송법의 별건 수사 제한 조항을 활용해 검사의 관련 수사 남용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검토했다.
-범인·범죄사실·증거 공통은 어떤 의미인가.
▶관련 수사는 기존에 진행 중인 사건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므로 관련 수사가 가능한 범죄는 기본범죄와 수사의 대상이 중첩된다. 그런데 형사소송법은 검사나 사법경찰관은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사료하는 때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를 수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수사의 대상인 범인·범죄사실·증거가 중첩되는 경우를 관련 수사의 기본 요건으로 했다.
-법무부가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고도 위헌을 주장한 법률의 하위법령을 정비하는 것은 모순 아닌가.
▶이번 검찰청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 절차와 내용에 있어 위헌성이 크지만 위헌 결정 전까지는 법률의 시행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해 법률 시행에 대비하는 것도 법무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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