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무효형' 양정숙 '허위 재산신고'에 현직판사 남편도 개입

남동생 진술 번복시키려 총 2억1500만원 송금
법원 "본인 잘못 감추려고만"…공선법 위반 벌금 300만원

양정숙 무소속 의원.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21대 총선 출마 당시 재산을 허위신고한 혐의로 기소된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현직 판사인 남편도 사건에 개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성보기)는 전날 양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300만원을, 무고 혐의에 대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양 의원은 지난 2020년 4·15 총선 재산신고 당시 남동생 A씨 명의로 보유한 부동산 등 재산을 고의로 누락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관련 의혹을 제기한 당직자와 기자를 허위로 고소한 혐의(무고)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서울 송파구 상가 지분, 강남구 대치동 아파트, 송파구 아파트 지분, 용산구 오피스텔의 실소유주가 양 의원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쟁점은 피고인이 4건의 부동산을 차명으로 보유했는지 여부"라며 "부동산 구매자금이 피고인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이고, 매각한 부동산 수익금도 피고인 본인에게 돌아갔다"고 판단했다.

애초 A씨는 2019년 4월 더불어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 검증팀과 통화하면서 "송파구 상가 지분은 양 의원이 본인의 명의를 빌려 차명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A씨는 이듬해 4월 진술을 번복해 "부동산은 누나(양 의원)의 재산이 아닌 내 재산"이라는 취지로 말을 바꿨는데, 여기에 양 의원 부부가 개입됐다고 재판부는 지적했다.

양 의원은 A씨에게 "돈을 보낼 테니 걱정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남편과 함께 A씨에게 1500만원을 송금했다. 양 의원의 남편은 이인규 인천지법 부장판사다.

이후 A씨는 "도대체 왜 우리까지 이런 거짓말을 해야 하냐" "검찰이든 법원이든 가게 되면 사실대로 까발릴 거야"라는 메시지를 양 의원에게 보냈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양 의원은 A씨에게 2억원을 더 보냈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불성실한 재산 신고가 국회의원 당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점, 무고 범행 뒤 관련 고소를 취하한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됐다.

그러나 재판부는 "양 의원은 수사가 진행되자 가까운 가족들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고만 했을 뿐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며 "부동산 명의신탁 행위는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고,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다"고 각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거나, 형사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직위를 상실한다.

양 의원은 4·15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 소속 비례대표로 당선됐지만 재산 축소 신고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당에 의해 고발당하고 결국 제명됐다.

par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