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수정에도…'윤석열 힘빼기' 의심 더 커진 檢 직제개편안

감찰부 산하 인권감독과 수정…尹 눈·귀 폐지 그대로
'업무시스템 변화' 빠졌지만 "의견조회 요식적" 반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의 검찰 깃발. 2020.8.12/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법무부가 추진 중인 검찰 조직 개편안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대검찰청의 의견 전달 이후 일부 수정됐다.

그러나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특수·공안 담당 차장검사급 보직을 폐지하는 부분은 그대로라 윤석열 총장에 대한 '힘빼기' 아니냐는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16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14일 대검에 일부 수정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조문안을 보내며 당일 의견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는 같은날 오후 법무부로부터 해당 규정 최종 개정령안을 받고 법무부에 공식 의견조회를 요청했다고 한다. 의견조회 기간은 18일까지다. 법무부는 14일 오후 9시께 이 안을 대검에 재차 전달하고 18일까지 의견을 달라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부에선 주말인 15~16일과 임시공휴일인 17일을 제하면 의견수렴 기간이 하루도 되지 않아 사실상 일선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이후 20일 차관회의를 거쳐 25일 국무회의에 이 개정령안이 상정된다면 법제처의 자구 심사 정도만 거치고 입법예고도 생략된 상태로 통과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제출자가 진영 행안부 장관으로 돼 있는 해당 규정 일부개정령안은 지난 11일 법무부가 대검에 보낸 검찰 직제개편안과 대동소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검 감찰부 산하에 인권감독과를 설치하려던 방안을 수정해 인권정책관을 신설하고, 그 산하에 인권감독담당관과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을 두는 내용이다. 형사과는 애초 3개를 추가하려던 계획을 2개만 늘리기로 조정했다.

다만 수사정보정책관 축소 개편,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과 공공수사정책관, 과학수사기획관 폐지 등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차장검사급 일부 직위를 없애는 내용은 유지됐다.

서울중앙지검 1·2차장에게 편중돼있는 형사부를 3차장 산하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그대로다. 방위사업수사부는 수사 연속성을 고려해 올해 말까진 유지한 뒤 수원지검으로 전담기능을 이관하기로 했다.

일선 반발이 거세게 일며 논란이 된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는 이 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는 형사부를 공판준비형 검사실로 개편하고, '1재판부 1검사 1수사관제'로 공판부 기능을 강화·확대하는 내용 등이다.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은 최근 검찰 내부망을 통해 "민감한 때 법무부가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를 일방 추진해 바로 직제안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우려하게 했다"고 사과했다.

이처럼 일부 수정에도 검찰총장의 주요 보좌역을 없애고, 대검 지휘기능을 축소하는 방안엔 변화가 없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 힘을 빼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범죄 정보수집 역할을 하는 수사정보정책관, 전국 검찰청 인지 수사를 조율하는 역할을 하는 선임연구관, 선거·노동 현안을 다루는 공공수사정책관은 검찰총장 보좌 직제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힌다. 이같은 개편안이 통과되고 검찰 중간간부 물갈이 인사까지 이어지면 윤 총장은 고립무원 상태에 처할 것이란 분석이 대체적이다.

법무부의 검찰 의견 조회가 요식적이라는 내부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박철완 부산고검 검사(48·사법연수원 27기)는 지난 14일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려 "많은 검사가 각자 경험과 고민을 바탕으로 제출한 의견을 조금이라도 반영해주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