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어때' 창업자, '야놀자' 정보 무단복제 혐의 1심 집유

"경쟁 우위 점하려 상당 기간 정보복제"…법인엔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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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경쟁회사 '야놀자'의 제휴 숙박업소 목록을 영업 목적으로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기어때' 창업자 심명섭 전 대표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신민석 판사는 11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침해등)과 저작권법 위반,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심 전 대표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회봉사 160시간도 명령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직원들의 경우엔 범행 가담 정도에 따라 2명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가, 나머지 2명에게 벌금형(500만원)이 선고됐다.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도 정보통신망법과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신 판사는 "피고인들은 '야놀자'와의 경쟁관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상당 기간 크롤링(수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서버에 침입, 숙박업소에 관한 각종 정보를 복제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에 야놀자는 경쟁력 저하, 비밀 유출 등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피고인들은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무단으로 복제한 정보의 상당 부분은 일반 모바일앱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직원들이 직접적으로 얻은 수익이 없거나 범죄전력이 없는 점도 함께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아울러 공소사실 가운데 피고인들이 5회에 걸쳐 야놀자 서버 접속을 중단시켰다는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이 장애 발생 가능성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심 전 대표 등은 2016년 1월부터 10월 초까지 야놀자 제휴점수 등 정보를 취합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 야놀자의 모바일앱용 API 서버에 총 1594만여회 이상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심 전 대표 등은 이러한 수법으로 야놀자의 제휴숙박업소 업체명이나 주소, 원래 금액, 할인 금액 등 정보를 264여회에 걸쳐 무단복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심 전 대표 측은 "널리 행해지는 정보수집 방법을 통해 공개된 정보를 수집했을 뿐"이라며 위법적인 방법이 아닌 일반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모았다고 주장했다.

parks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