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제통상법원 글로브스 판사 "직접소송, WTO보다 효율적"

"법원 판결, 다른 기업 동일 품목에도 적용돼"
재미교포 출신 연방법원 판사…2016년 CIT 판사 임명

제니퍼 최 그로브스 미국국제통상법원 판사(오른쪽)가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답하고 있다. /사진제공=사법정책연구원 ⓒ News1

(서울=뉴스1) 최동순 기자 = 제니퍼 최 그로브스 미국국제통상법원(Court of International Trade) 판사는 기업이 관세 등 통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CIT를 통한 직접 소송이 WTO(국제무역기수) 제소보다 더 효율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로브스 판사는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고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WTO는 국가 간 분쟁을 해결하는 곳이어서 이슈가 포괄적이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반면, CIT는 기업 간, 기업과 국가 간의 구체적인 사건을 다뤄 훨씬 유연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미국의 철강회사가 관세와 관련해 WTO에 제소하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를 먼저 설득해야 하고, 동의를 받아야 제소할 수 있다"며 "반면 CIT는 해당 회사가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로브스 판사는 CIT의 소송 결과는 다른 기업들의 동의를 거쳐 관세물품 분류 등 원칙을 확립하는 기능도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법원의 판결이 다른 유사 사례에 적용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과 무역 협약을 맺은 국가가 어떤 제품을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 해당 상품이 협약 내용에 포함되는지에 대해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경우 CIT가 한 회사에 대해 판결을 내리면, 다른 회사의 같은 물품을 대상으로도 같은 판결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CIT 재판은 미국 회사가 제기한 소송이라고 하더라도, 사건과 관계된 미국 정부나 한국 정부, 한국 기업, 해당 산업의 대표 단체 등도 참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가 재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미국은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가 완전히 독립된 시스템"이라며 "사법부의 역할은 행정부의 정책과 무관하게 현행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재미교포인 제니퍼 최 그로브스 판사는 지난 2016년 아시아계 미국인 가운데 최초로 CIT 판사로 임명됐다. 미 연방법원에 판사로 임명된 한국계는 지금까지 총 4명이다.

이날 인터뷰에는 세실리아 모리스 뉴욕남부연방파산법원장과 시드니 스테인 뉴욕남부연방법원 시니어 판사도 참석했다. 이들은 서울고법에서 열리는 '뉴욕주변호사협회 2018 지역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dos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