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특활비 전액 '현금' 받아써…사용처 어떻게 밝혔나?
상납금 일부 차명폰·기치료 등 사적용도로 쓰여
이영선 계좌내역·관련자들 진술 일치 등 결정적
- 이유지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상납받은 특수활동비(특활비) 중 상당 부분을 사적인 용도로 쓴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검찰이 전액 현금으로 건네진 특활비의 용처 규명 과정을 공개했다.
국정원 특활비 상납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양석조)는 4일 박 전 대통령을 특가법상 뇌물과 국고손실, 업무상횡령 혐의로 추가 기소하며 먼저 "현실적인 장애가 있어 수사에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상납금이 사용흔적을 추적하기 어려운 현금으로 전액 제공된 데다, '최종수수자'로 지목되는 박 전 대통령과 그의 '경제공동체'로 불리는 최순실씨가 앞서 검찰의 소환 조사에 수차례 불응해 용처에 대한 직접조사 없이 기소하게 됐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최씨 등과 사용한 차명폰 구입 및 요금 납부, 기치료·운동치료·주사비용, 사저관리비, 의상실 운영비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된 것을 확인했다"며 "수집된 객관적인 자료와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에서 용처를 추적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개인 사무실 금고에 특활비를 보관하며 자금 관리를 맡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사생활 관련 관리를 맡은 안봉근·정호성 전 비서관, 이영선·윤전추 전 행정관 등 핵심 관련자를 포함해 30여명을 조사하며 진술을 비교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비서관들을 통해 이 전 행정관에게 매월 1000만원씩 전달하도록 하고, 필요할 때마다 지시를 내려 비용을 사적으로 사용했다. 그 금액과 용처에 대해 핵심 관련자들의 진술이 모두 일치하는 부분들이 있어 신빙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 전 행정관의 계좌내역과 진술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사저관리인 급여 등 일부는 본인 계좌에 입금 후 현금이 아닌 계좌이체로 지급해 증빙기록이 남아있었고 본인 역시 이같은 자금이 상납금을 사용한 것임을 인정했다.
검찰은 50명 이상의 계좌추적을 통해 상납금 외 자금으로 결제한 부분을 소거, 이 전 행정관이 계좌를 이용해 입금한 특활비 자금 및 그 시기 등과 맞춰보며 뇌물을 이용해 처리한 부분을 밝혀나갔다.
아울러 기치료나 운동치료, 주사에 쓰인 비용 등은 치료사들이 청와대를 드나들 때 목격한 관련자들의 진술 등으로 이들의 총 출입 횟수와 비용 지급 방식 등을 확인, 총액을 추정할 수 있었다. 이른바 '국정농단 의혹사건'을 수사했던 특별수사본부나 특별검사의 기록도 재검토해 단서를 수집했다.
검찰은 사적으로 사용된 부분 중 최씨의 대통령 전용 의상실 운영비와 관련해서는 계좌추적이나 현금 전달 시기, 이 전 행정관의 개입 등 정황으로 봤을 때 국정원 상납금이 일부 쓰였을 것이라 의심하고 있다. 또 상납금 중 세 측근 비서관에게 전달된 명절비·휴가비의 지급시기 및 금액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최씨의 자필 메모도 발견됐다.
이같은 근거에 비춰 검찰은 그가 박 전 대통령을 도와 국정원 상납금의 관리 및 사용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박 전 대통령 및 최씨의 조사 불응으로 더 이상 확인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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