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여대생 청부살해 사모님' 주치의 벌금형 확정

남편 류원기 영남제분 회장 징역2년·집행유예3년

'여대생 공기총 청부 살해사건' 윤길자씨의 형집행정지를 도운 세브란스병원 주치의 박병우 교수. /2014.4.22/뉴스1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여대생 청부살해' 주범 윤길자씨(72·여)의 형 집행정지를 위해 허위진단서를 작성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병우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교수(58)가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회삿돈을 빼돌려 부인의 형집행정지에 사용한 혐의로 기소된 윤씨의 남편이자 영남제분 회장 류원기씨(70)에게도 집행유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9일 허위진단서 작성·행사 및 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박 교수에 대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증재 혐의로 기소돼 원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류 회장의 형도 확정됐다.

박 교수는 류 회장에게 1만 달러를 받고 2008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윤씨에게 허위·과장 진단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류 회장과 함께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박 교수가 두 차례에 걸쳐 허위진단서를 발급한 점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류 회장과 돈을 주고받았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은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박 교수가 작성한 진단서 중 1건만 허위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 교수의 진단이 상당 부분 객관적이라고 보면서도 '수감생활이 불가능하다'고 기재한 부분은 잘못이 있다고 본 것이다.

박 교수가 벌금형을 확정받으며 의사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의료법 65조에 따르면 의료 관련 법령을 위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의사에 대해 보건복지부 장관은 면허를 취소해야 한다. 박 교수의 경우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의사 면허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지만 2심에서 벌금형으로 감형돼 논란이 일었다.

류 회장은 영남제분 본사와 계열사 등에서 빼돌린 회삿돈 150억여원 중 일부를 부인 윤씨의 형 집행정지를 위해 사용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윤씨의 남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겁게 처벌할 수 없다"는 사유 등으로 감형됐다.

윤씨는 여대생을 청부살인한 혐의로 2004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2007년 6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형집행이 정지되는 등 호화 수감생활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ic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