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영학 변태성욕장애·가학적 성취향"…구속기소(종합)

이영학 성매매알선 혐의와 범행동기 상관관계 있어보여
희귀질환으로 피해의식 강해…성일탈 검사에서 '높음' 수준

1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검찰청에서 박성진 차장 검사가 '어금니 아빠' 이영학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이영학은 변태성욕 장애를 가지고 있어 성욕 충족이 필요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017.11.1/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딸의 친구인 여중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이영학(35)이 변태성욕 장애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영학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1일 재판에 넘겼다.

서울북부지검 수사팀은 이영학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강간 등 살인) 및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향정)·사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영학은 변태성욕 장애 등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영학은 지난달 30일 오후 12시20분쯤 딸 이모양(14)과 공모해 여중생 A양(14)을 집으로 데려와 수면제가 든 음료를 먹인 뒤 추행하다가 A양이 깨어나자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영학은 잠든 A양을 상대로 주사기를 이용해 입에 수면제를 흘려 넣으며 각종 성인용품 등을 이용해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양의 시신에서는 앞서 밝혀진 졸피뎀 성분 외에 다른 의약품도 검출된 것이 추가로 밝혀졌다.

검찰에 따르면 이영학은 오랜 기간 A양을 추행할 목적으로 딸 이양을 시켜 "좋아하는 아이돌이 나오는 영화를 같이 보자"고 해 A양을 집으로 불렀다. 다만 검찰은 이영학이 처음부터 A양을 살해할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약 21시간 동안 A양을 추행한 이영학은 지난 1일 오후 12시30분쯤 A양이 잠에서 깨어날 기미가 보이자 물에 젖은 수건으로 얼굴을 덮어 의식을 잃게 하고 수건과 넥타이로 목을 졸라 살해했다.

검찰 조사결과 이영학은 딸 이양과 함께 강원도 영월 소재 야산에서 A양의 시신을 100m 높이의 낭떠러지에서 던져 유기했다. 영월은 이영학의 어머니가 거주하는 곳이고 이영학이 지리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영학에 대해 임상심리평가·심리생리 분석 등을 실시하고 이영학이 진료받아왔던 병원 진료 기록부, 학교 생활기록부 등을 확보해 범행 동기를 조사했다.

검찰 조사결과 이영학은 지능 지수가 평균 이하로 확인됐지만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었으며, 평소 자제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거대백악종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을 앓는 것에 피해의식을 가져 이에 대한 보상으로 남성성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일탈검사(KISD)에서 이영학은 성적 가학·물품음란·마찰도착·관음장애·음란물 중독 지표에서 모두 '높음'을 보여 변태성욕 장애도 가지고 있었고, 가학적 성적 행위에 집착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영학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성향도 파악했다. 사이코패스 체크리스트 조사 결과 이영학은 앞서 경찰이 조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40점 중 25점이 나왔다. 25점은 사이코패스라고 단정할 수 있는 바로 전 단계로 위험 수준이라고 검찰은 전했다.

이러한 이유로 검찰은 숨진 아내를 자신의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대상으로 인식해온 이영학이 아내를 대신할 사람을 찾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영학의 부인 최모씨(32)는 지난달 6일 자택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경찰에서 조사 중인 이영학의 성매매 알선 혐의와 A양 살해 사건 동기 간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밝혀내기 위한 추가 수사에 나설 계획이다.

아울러 검찰은 이영학의 도피를 도운 지인 박모씨(36)도 범인 도피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박씨는 지난 3일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이영학과 딸 이양의 도피를 돕고, 도봉구 소재의 원룸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평소 이영학과 친하게 지내며 선물을 받는 등 이영학에게 신세를 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영학과 공범 박씨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벌이 부과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경찰에서 진행 중인 이영학의 성매매 알선, 아내 변사 사건, 후원금 관련 수사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hanant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