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 접고 방패 드는 특검…공소유지 가시밭길 예상

'뒤집기' 벼르는 이재용·김기춘·최순실
30명 기소...검사 8명 잔류 법무부에 요청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을 맡아 90일 간 숨가쁘게 달려온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활동기간이 종료됐다. 수사 마지막날인 28일 17명을 무더기 기소하며 특검이 재판에 넘긴 이들만 총 30명에 달한다. 역대 특검 중 가장 많은 기소자다.

하지만 특검팀이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르다. 30명의 기소 피의자들 혐의를 입증해 유죄를 이끌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1심은 물론 2심과 3심까지 장기전이 예상되는 만큼 특검팀의 가시밭길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특히 특검이 상대해야 하는 인물은 법조계·재계의 거물이거나 소위 사회 엘리트 층이다. 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하거나 해박한 법률지식을 바탕으로 특검팀과 치열한 법정공방이 불가피하다.

특검의 최대성과로 꼽히는 것은 삼성 뇌물 관련 수사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한 차례 기각됐지만 영장 재청구 끝에 특검이 판정승을 거뒀다.

특검이 먼저 웃었지만 법원 판결에서도 웃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룹 법무팀이 총동원된 삼성은 호화 변호인단에 더해 명망 높은 외부변호사 수혈에 나서며 설욕을 벼르고 있다. 이 부회장과 최지성 미래전략실장(66·부회장) 등 변호인만 100여명이 넘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블랙리스트 수사와 관련해서도 쉽지 않은 혈투가 예고돼있다. '법꾸라지'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구속기소)이 상대기 때문이다. 반세기 동안 법조인으로 활동하며 법무부장관, 비서실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김 전 실장은 수감 이후에도 일관되게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실장은 검찰총장을 지낸 김기수 변호사(77)와 공안검사 출신 정동욱 변호사(68·사법연수원 4기), 법원장 출신 김경종 변호사(63·9기), 헌법재판관 출신 김문희 변호사(80·고시 10회) 등 12명으로 변호인단을 꾸리고 방어에 나서고 있다.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구속기소)도 법조인 출신이다. 그의 남편인 박성엽 변호사(56·15기)는 국내 최고로펌 김앤장 변호사다. 조 전 장관은 남편 박 변호사를 비롯한 김앤장 소속 변호사 4명에 더해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인 김상준 변호사(56·15기) 등 4명을 추가 선임해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이날 처음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일제히 범죄 혐의를 부인하는 한편 특검팀의 수사·구속방식을 문제삼기도 했다.

이밖에도 특검은 전직 장·차관 등 고위공무원들과 전 대통령 주치의 등을 상대해야 한다. '비선실세' 최순실씨(61·구속) 측 변호인은 강압수사를 주장하는 등 여론전에도 적극적이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가 공식 종료되는 28일 박영수 특검(왼쪽부터)과 윤석열 수사팀장, 박충근·이용복·이규철 특검보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17.2.2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기나긴 법정다툼이 남았지만 특검팀은 오히려 인원이 줄어든다. 수사가 종료되면 법무부에서 파견온 20여명의 검사는 복귀하기 때문이다.

특검은 공소유지를 위해서는 최소 8~9명의 파견검사 잔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수사 일선을 진두지휘해 온 윤석열 수사팀장 등의 잔류를 강하게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법무부와 협의중이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라며 "파견검사 중 8~9명은 잔류시켜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10명 안팎의 파견검사 잔류를 승인하면 특검팀은 심혈을 기울여온 뇌물죄와 관련 삼성 측 재판에 4명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블랙리스트, 이화여대 입시비리, 비선진료 등 재판에는 파견검사를 2명 정도씩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국정농단 관련 피의자들 재판 진행 중에는 변호사 신분의 특검보 등은 다른 재판을 젖혀두고 공소유지에만 올인할 전망이다. 험난한 법정공방이 예상되는 만큼 특검팀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또한 역대 특검과 달리 이번 특검법에서는 다른 재판 수임이 원천 봉쇄돼있기도 하다. 특검법 제8조 4항은 '특별검사 등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할 수 없으며 다른 직무를 겸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eonk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