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無信不立' 남기고 떠난 김현웅 장관(종합)
1년5개월 만에 퇴임…'윗사람 신의 없으면 백성 동요' 논어 구절 인용
- 김수완 기자, 구교운 기자
(서울=뉴스1) 김수완 구교운 기자 =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취임 1년5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난 김현웅 제64대 법무부 장관(57·사법연수원 16기)이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윗사람이 신의가 없으면 백성은 동요해 떨어져나간다)"이라는 말을 남겼다.
김 장관은 29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최근 일련의 사태로 인해 심각한 국정혼란 상황이 지속돼 국민들께서 크게 걱정을 하고 있다"며 "국가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사직을 결심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고민을 했지만 심사숙고 끝에 사직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 오직 '민무신불립'의 자세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법무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쉼없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 '민무신불립'이란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말로 '윗사람이 신의가 없으면 백성은 동요해 떨어져나간다'는 뜻이다.
그는 최근 상황과 관련 "힘든 시기에 여러분께 무거운 짐을 남겨두고 떠나게 돼 정말 마음이 아프고 가는 발걸음도 쉬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하지만 법무·검찰은 국가 존립의 근간인 '법질서 확립'을 이뤄낼 막중한 책무가 있음을 한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무·검찰개혁에 대한 각계의 요청이 빈발하는 등 쉽게 헤쳐 나가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수도 있다"며 '부위정경(扶危定傾·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잡고 나라를 바로 세운다)'이라는 사자성어도 인용했다.
김 장관은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아 지금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고 오직 국민의 뜻을 소중히 받들어 공정하고 바르게 법집행을 해나간다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법무·검찰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여러분의 정진과 성공을 힘껏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임식은 평소와 달리 국민의례, 기념 동영상 상영, 재임기념패·송별의 글·꽃다발 증정, 이임사 순으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이임식 내내 무거운 표정으로 일관한 그는 법무부청사 앞에서 법무부 및 검찰 간부들과 기념촬영을 마친 뒤 준비된 차량을 타고 청사를 떠났다.
김 장관은 청사를 떠나기 전 '청와대로부터 지시받은 내용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소회를 말해달라'는 요청에는 "이임사에서 자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지난 21일 "지금의 상황에서는 사직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김 장관은 최순실씨(60) 국정농단 의혹 수사와 관련 청와대와 검찰 간 갈등이 깊어지자 이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그간 김 장관의 사표를 반려하기 위해 설득해왔으나 김 장관의 의지가 완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의 사직으로 생긴 공백 동안 이창재 법무부 차관(51·19기)이 업무를 대행한다. 김 장관은 지난해 7월9일 임명돼 약 1년5개월 동안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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